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안 전 부사장은 퇴직 후 회사를 설립하고 불법으로 빼돌린 기술을 이용해 미국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안동건)는 안 전 부사장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안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IP센터장에서 퇴직한 후 특허관리기업(NPE) ‘시너지IP’를 설립하고, 삼성전자 직원으로부터 내부 기밀자료를 건네받아 이를 삼성전자와의 특허침해 소송에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시너지IP는 미국 이어폰·음향기기 업체인 ‘스테이턴 테키야 LCC’(테키야)와 특허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전자가 테키야 보유 특허를 침해했다며 2022년 미국에서 소송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며 기만적이다. 법치주의에 반하는 혐오스러운(repugnant) 행위”라며 기각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유출 기술을 활용한 추가 소송을 앞으로 금지한다는 내용도 이례적으로 판결문에 명시했다.
앞서 검찰은 올 1월 안 전 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를 보강한 뒤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안 전 부사장에게 기밀정보를 누설한 삼성전자 직원도 안 전 부사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사내 특허 출원 대리인을 선정해 주는 대가로 한국과 미국, 중국의 특허법인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약 7억 원을 상납받은 전직 삼성디스플레이 출원그룹장도 배임수재죄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또 특허사업 동업을 위해 경제적 가치가 없는 일본기업의 특허를 77만 달러에 매입하고 그중 27만 달러를 되돌려 받은 정부출자기업의 대표 등 3명을 업무상 배임죄 등으로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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