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모 상병 순직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자료가 경찰로 이첩됐다가 회수된 지난해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이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도 통화했던 만큼, 대통령실과 국방부 수뇌부가 연쇄적으로 통화를 나눈 뒤 국방부 검찰단에 사건 회수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중앙군사법원 재판에서 확보한 통신기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일 오후 1시 25분 임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4분 51초간 통화했다. 발신번호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쓰던 개인 휴대전화 번호였다.
이날 오전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조사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상태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낮 12시 7∼57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3통의 전화를 건 사실도 드러난 바 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과 임 전 비서관의 통화 이후 대통령실과 국방부 수뇌부, 경찰 간 통화가 이어진 과정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통화한 임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1시 42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 전화를 걸었고, 유 관리관은 오후 1시 50분 경북경찰청 노모 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사건 회수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관리관은 또 오후 2시 40분경 김동혁 군 검찰단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군 검찰단은 오후 7시 20분 사건을 회수해왔다. 공수처는 이 같은 연쇄적인 통화로 회수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 21분 신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10초간 통화한 사실도 파악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도 이날 오후 4시 16분과 19분 신 전 차관과 2차례 통화했고, 유 관리관과는 오후 4시 46분 통화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임 전 비서관과 총 6통의 통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전 장관과 유 관리관 등 국방부 수뇌부와 대통령실 측은 대통령실이나 국방부가 사건 회수를 지시한 바 없고, 군 검찰단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회수해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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