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맞나, 고3 비상…“6월 모평 영어 1등급 없는 학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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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0일 0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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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고3 수험생. 사진공동취재단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고3 수험생. 사진공동취재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를 이렇게 어렵게 출제하면 고3 재학생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서울 한 고교 교장)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가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올해 고교 3학년이 대입에서 비상이 걸렸다. 정시에서 ‘N수생’에 밀리는 것은 물론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충족하는 비율이 통합 수능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20일 전국 고3 학생의 6월 모의평가 성적 가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 영어 1등급 비율은 1.3%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채점 추정치이지만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년도 이후 수능과 모의평가를 통틀어 가장 어려웠다.

지난해 수능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4.71%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 가장 어려웠는데 이보다 훨씬 어려웠다. 모의평가 기준으로는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가 4.19%로 가장 어려웠다. 종로학원도 6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 영어 1등급 비율을 1% 초반으로 추정했다.

영어는 절대평가라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다. 연구회 관계자는 “가채점 결과 일반고 중에는 영어 1등급이 없는 학교도 많기 때문에 채점 결과가 나오면 영어 1등급 비율이 1.3%보다 낮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영어가 상위 4%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상대평가보다 1등급 받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고3 재학생의 수능최저 충족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통 영어는 1등급을 받고 점수가 잘 나온 다른 과목으로 수능최저를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연구회가 가채점 결과로 서울 주요 대학의 수능최저 충족 비율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후 가장 낮았다.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한 문과 학생은 서울 주요 대학의 수능최저 충족률이 대부분 10%가 되지 않았다.

연구회 관계자는 “전국 학생 데이터로 추정한 것이어서 실제 해당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연구회에서 지금까지 추정했던 기준으로는 2022학년도 통합 수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정부가 지난해 6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어려워지는 추세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 7.62%였던 1등급 비율이 9월 모의평가에서는 4.37%로 쪼그라들었다. 수능·모의평가를 통틀어 역대 두번째로 적었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 배제 이후 처음 실시했던 모의평가다. 지난해 11월 수능도 1등급 비율(4.71%)이 상대평가 수준으로 어려웠는데 올해 6월 모의평가는 이보다 더 어려웠다.

영어를 가르치는 한 서울 고교 교사는 “킬러문항 배제 이후 (상대평가인) 국어, 수학만으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어 영어도 어렵게 내는 것 같다”며 “영어가 쉬워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의과대학 증원으로 최상위권 반수생과 N수생이 수능에 대거 합류하면 고3 재학생의 성적은 더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수학 1등급은 90% 이상이 N수생’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영어에서도 1등급 받기가 어려워지면 재학생의 학습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 수능최저 미충족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절대평가인 영어 과목도 1등급을 받으려면 상대평가에 준하는 부담감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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