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키던 ‘젠틀맨’ 기억하나요”…스타벅스에 감사인사 전한 참전용사 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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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0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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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왼쪽 첫 번째)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네 번째) 등이 커뮤니티 스토어 6호점(독립문역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왼쪽 첫 번째)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네 번째) 등이 커뮤니티 스토어 6호점(독립문역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매일 유명 프렌차이즈 카페를 방문해 커피를 즐기던 90대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할아버지의 손녀가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스타벅스 고객센터 페이지에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올린 A 씨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젠틀맨’이라고 소개하며 “할아버지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평일 오후 3시가 되면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에 방문해 에스프레소 한 잔과 물, 커피 사탕을 즐기셨다”며 “독립문역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난 3월 말까지 매일 같이 방문하시던 할아버지에게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는 곳이자, 삶의 낙이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A 씨의 할아버지를 항상 반갑게 맞았다고 한다. 이들은 할아버지에게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에 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A 씨는 “이제 나도 스타벅스 앱을 쓸 수 있다고 자랑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A 씨는 지난 4월 초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스타벅스 카드를 가지고 독립문역점을 방문했다. 그는 할아버지 카드로 커피 한 잔을 주문한 뒤 직원들에게 “할아버지를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직원들은 “당연히 알고 있다. 독립문역점 유명 인사이시다”라고 말했다.

이후 A 씨는 할아버지의 부고를 직원들에게 전했고, 직원들은 A 씨와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따뜻한 위로와 케이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는 “덕분에 텅 빈 마음이 채워졌다”고 했다.

A 씨는 “역시 우리 젠틀맨 할아버지라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며 “마지막까지도 ‘요 며칠 안 가서 스타벅스에서 나를 찾을 텐데’라고 걱정하던 할아버지 말이 떠오른다. 할아버지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면 독립문역점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최근 독립문역점이 국가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한 새 단장을 했다는 기사를 언급하며 “6·25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하신 우리 젠틀맨 할아버지가 독립문역점에 애착을 가지셨던 것이 이러한 이유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할아버지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스타벅스#독립문역점#젠틀맨#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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