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버스 운행 도중 고개 ‘툭’…기사 쓰러지자 시민들이 한 일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6월 21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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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던 기사 A 씨가 급격한 저혈당 쇼크 증상을 보여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이때 승객이 다가와 A 씨에게 괜찮은지 묻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던 기사 A 씨가 급격한 저혈당 쇼크 증상을 보여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이때 승객이 다가와 A 씨에게 괜찮은지 묻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퇴근길 버스를 운행하던 기사가 갑자기 쓰러지자, 시민들이 신속하게 대처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21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인천 미추홀구 한 도로에서 버스를 몰던 기사 A 씨가 급격한 저혈당 쇼크 증상을 보였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 씨는 운전석에서 어지럼증을 느낀 듯 고개를 푹 숙이는 모습이다.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운전대를 잡았지만, 얼마 안 가 또 고개를 숙이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버스가 ‘덜컹’하며 멈추자, 놀란 승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A 씨 주위로 모였다. 한 승객이 “괜찮으시냐”고 묻자, A 씨는 “괜찮다. 조금만 혼자 쉬겠다”며 운전석 옆에 설치된 안전문을 닫았다.

버스 기사 A 씨가 휘청거리자, 승객들이 부축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버스 기사 A 씨가 휘청거리자, 승객들이 부축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A 씨의 상태가 걱정된 승객은 “기사님 나와보시라. 밖에서 저희랑 같이 있자”고 했다. A 씨는 버스 밖으로 나가면서 휘청이고 비틀거렸다. 승객들은 황급히 그를 쫓아가 부축한 뒤 계속 상태를 살폈다.

A 씨는 잠시 후 도착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을 뻔했던 A 씨는 현재 회복한 상태다. 미추홀경찰서 숭의지구대 나호선 경위는 “만약 시민들이 나 몰라라 하고 가버렸다면 기사님의 생명에 지장이 있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었다”며 “시민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시고 구급대원 및 관계자분들이 잘 치료해 주셔서 (기사님이) 많이 호전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도로 한가운데 남겨진 버스였다. 버스가 편도 2차선인 사거리 우회전 차로를 막아 차량 통행이 어려웠다.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보행자 안전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A 씨와 같은 버스 회사의 다른 기사가 버스 이동을 위해 현장에 오는 중이었지만,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혀 현장 도착이 지체됐다.

버스 기사 A 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도로 한가운데 남겨진 버스를 옮기기 위해 운전석에 오른 시민.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버스 기사 A 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도로 한가운데 남겨진 버스를 옮기기 위해 운전석에 오른 시민. 유튜브 채널 ‘경찰청’ 영상 캡처
결국 버스 운행이 가능한 경찰관이 운전석에 올랐지만, 버스에 공기가 차면서 운전이 쉽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주변 시민들에게 버스의 공기를 빼고 운행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다행히 한 시민이 나타나 버스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경찰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미담#버스기사#저혈당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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