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시민 A 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 문흥·일곡·두암·우산 등 네 곳의 119안전센터를 찾아 과자와 음료, 치킨 등 먹을거리와 자필 편지를 전달했다.
A 씨는 편지에 ‘지지남매와 지지맘’이라고 밝힌 뒤 “집 근처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며 (소방대원들이) 저녁은 드셨을지, 방화복까지 입고 얼마나 더우실지 전전긍긍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덕분에 저희가 화재로부터,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중1 아들 2주 용돈 1만 원, 초등학생 딸 2주 용돈 4000원, 문제집 한 권 끝나면 받는 1000원, 단원평가 100점 맞으면 받는 1000원. 큰돈은 아니지만 몇 달에 걸쳐 아끼며 모은 용돈을 선뜻 주고 가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예뻐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희생에 감사할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어 저도 배우는 하루”라며 “소방차가 지나갈 때 쳐다보는 시민들 눈은 호기심이 아닌 감사함과 존경의 표현이다. 힘드시겠지만 조금 더 힘을 내 달라. 감사하다”고 전했다.
익명의 시민이 소방서에 간식을 기부하며 전달한 편지.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북부소방서는 기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패와 변질 우려가 없는 음료와 과자류는 지역 내 복지장애아동시설에 전달했다.
변질 우려가 있는 치킨은 북구 생용동 야산 산불 화재 현장에 동원된 소방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간식으로 제공했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전해주신 따뜻한 마음이 무더위 속 산불 진화에 나선 모든 직원에게 큰 힘이 됐다”며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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