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점 맞아 받은 용돈 모아”…소방관에 간식 기부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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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1일 0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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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시민이 소방서에 기부한 간식.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익명의 시민이 소방서에 기부한 간식.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무더위 속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을 위해 어린이들이 용돈을 모아 간식을 기부했다.

20일 광주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시민 A 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5시 사이 문흥·일곡·두암·우산 등 네 곳의 119안전센터를 찾아 과자와 음료, 치킨 등 먹을거리와 자필 편지를 전달했다.

A 씨는 편지에 ‘지지남매와 지지맘’이라고 밝힌 뒤 “집 근처에서 발생한 산불을 보며 (소방대원들이) 저녁은 드셨을지, 방화복까지 입고 얼마나 더우실지 전전긍긍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덕분에 저희가 화재로부터,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중1 아들 2주 용돈 1만 원, 초등학생 딸 2주 용돈 4000원, 문제집 한 권 끝나면 받는 1000원, 단원평가 100점 맞으면 받는 1000원. 큰돈은 아니지만 몇 달에 걸쳐 아끼며 모은 용돈을 선뜻 주고 가는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예뻐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희생에 감사할 줄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어 저도 배우는 하루”라며 “소방차가 지나갈 때 쳐다보는 시민들 눈은 호기심이 아닌 감사함과 존경의 표현이다. 힘드시겠지만 조금 더 힘을 내 달라. 감사하다”고 전했다.

익명의 시민이 소방서에 간식을 기부하며 전달한 편지.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익명의 시민이 소방서에 간식을 기부하며 전달한 편지.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
북부소방서는 기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패와 변질 우려가 없는 음료와 과자류는 지역 내 복지장애아동시설에 전달했다.

변질 우려가 있는 치킨은 북구 생용동 야산 산불 화재 현장에 동원된 소방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간식으로 제공했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전해주신 따뜻한 마음이 무더위 속 산불 진화에 나선 모든 직원에게 큰 힘이 됐다”며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미담#산불#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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