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체포하려던 경찰을 거주지로 유인한 뒤 사냥개를 풀어 다치게 한 30대 수배자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김문성)은 지난 4월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32)에게 징역 10개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6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 씨는 작년 3월 16일 자신을 검거하려는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 B 씨(43)를 집으로 끌어들인 후 키우던 사냥개를 풀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국가의 법질서 확립과 공권력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며 “범행 경위와 내용 등으로 볼 때 피고인의 죄가 가볍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재판 마지막에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태도를 보였으며 이 사건 이전에 벌금형을 넘어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당시 경찰 B 씨는 도로에서 운전 중이던 오토바이의 소유자 A 씨가 벌금 수배 중이라는 사실을 차량번호 조회로 확인했다. 30여 분의 추적 끝에 B 씨는 오토바이 소유자의 집 앞에서 형집행장이 발부돼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이를 집행하려 시도했다.
A 씨는 돌연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오토바이를 탈 때 입는 옷이다. 옷을 갈아입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B 씨는 동료와 함께 그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대문을 지나자마자 A 씨는 “개를 풀어줘야 한다”며 창고 문을 열었고, 사냥개인 하운드 계열의 개 3마리가 이 안에서 튀어나왔다.
B 씨는 이로인해 개에 왼쪽 허벅지를 물리는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A 씨가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개에게 물리도록 해 상해를 가했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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