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구하라가 사망한 이후 누군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휴대전화가 보관된 개인금고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범인은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몇 번을 시도했지만, 열감지센서가 장착된 디지털 도어락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비밀번호도 구하라가 사망한 후 오빠인 구호인 씨가 곧장 변경했다. 이에 현관문을 열지 못한 범인은 측면 벽의 폐쇄회로(CC)TV 위 2층 철문을 통해 침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범인은 집 안에 값비싼 물품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고만 가지고 나갔다. 게다가 빠른 도주로(현관문)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보아 단순 절도범이 아니며, 금전적 이득을 위해 구하라 집에 침입한 것이 아니라는 가능성을 높였다.
구호인 씨는 “버닝썬에 관련된 자료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걸 훔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더라”며 “관련됐다기보다는 내가 군대에서 동생에게 쓴 편지, 동생이 가르치는 학생에게서 받았던 편지, 계약서와 소속사에서 정산받은 서로, 집 등기권리증, 휴대전화가 대여섯 대 됐다”고 했다.
이어 “버닝썬 멤버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도 있기에 지인일 수도 혹은 제3자일 수도 있다.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금고를 열어 정리를 했었다는 구호인 씨는 “금고를 가져갔을 때는 거의 빈껍데기를 가져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폰이 잠겨 있는데 풀기 위해서 아직도 업체에 맡겨놓은 상태다. 언젠가 기술이 나오면 이것을 풀기 위해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에게 맡겨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하라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도 “이 휴대전화가 버닝썬과의 연관성 문제가 있다 없다를 제가 단정적으로 얘기 드리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금고 사건을 되짚어 볼 필요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금고를 훔쳐 간 범인이 직접적으로 얽힌 당사자가 아니라 심부름센터 또는 청부업체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몽타주 수사관 출신 전문가가 그린 범인의 몽타주도 공개했다. 제작진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170㎝ 후반대에 날씬하고 건강한 체격을 가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 왼쪽 귀에 귀걸이를 착용했으며 근시로 인해 안경 혹은 콘택트렌즈를 평소 착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구하라는 사망 전 비밀 계정에 “무섭다”는 글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구하라는 일본에서 활동 후 잠시 귀국했을 때인 2019년 11월 23일 공식 SNS에는 “잘자”라는 짧은 인사를 남겼다. 평범한 듯 보였던 메시지와 달리 몇 시간 뒤인 24일 가까운 지인들만 아는 비밀 계정에는 “무섭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인들은 “언니 나 있잖아. 듬직한 든든한 언니 동생”, “무서워 왜 바보야. 늘 네 편이다. 우리 생각해”라며 위로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현장에 간단한 메모가 발견됐을 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구하라는 2019년 버닝썬 게이트 당시 자신이 아는 내용을 기자에게 직접 전화해 제보하는 등 관련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버닝썬 게이트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해 있었던 나이트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성범죄, 불법 촬영물 공유 등의 범죄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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