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에 참변…체육교사 꿈꾸던 20대, 5명에게 새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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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4일 1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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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부천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조병훈(22)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순천향대부천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조병훈(22)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청년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해주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4월1일 뇌사 상태였던 조병훈 씨(22)가 순천향대부천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4일 밝혔다.

그는 지난 3월17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음주 운전 뺑소니 차량에 치였다. 조 씨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조 씨의 아버지가 6년 전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사망한 이후 조 씨는 가장 역할을 해왔다. 조 씨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와 용돈을 스스로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기적을 바라던 가족들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과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조 씨는 성격이 활달하고, 사교성도 뛰어나 어려운 친구를 보면 앞장서 팔을 걷어붙였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4단 자격을 땄고, 지역 태권도 대회에 나가 금메달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조 씨는 아이들에게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체육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부천대 스포츠재활학과에 입학한 조 씨는 총학생회에서 문화체육국장으로 체육대회와 다양한 학교 행사를 도맡아 일할 정도로 학교생활도 열심히 했다.

어머니 이경희씨는 “이제 너를 만날 순 없지만, 너의 몸 일부라도 다른 사람 몸에서 살고 숨 쉬고 있는 것이니까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면서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힘들었던 기억은 다 잊고 새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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