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있으면 화려?…야생버섯, 수수한 외모에 속지 마세요

  • 뉴시스
  • 입력 2024년 6월 24일 10시 51분


독버섯과 구분 어렵고 민간속설 근거 없어
"느타리·팽이버섯 등 농가생산 버섯이 안전"

ⓒ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농촌진흥청, 산림청은 여름철 야생 버섯의 무분별한 섭취는 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24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 야생 버섯으로 인한 중독 사고는 총 5건이며, 중독 환자 수는 38명에 이른다. 1건당 평균 환자 수가 7.6명인 것을 감안하면 야생 버섯을 가족, 지인과 나눠 먹어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자생 버섯 2215종 중 식용이 가능한 것은 일부로 대다수는 식용이 불분명하거나 독이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산림생물표본관(KH)에 소장한 3만여 점 표본을 분석한 결과, 6~8월에 많이 발생하는 독버섯은 우산광대버섯, 혹깔때기버섯, 맑은애주름버섯, 노란개암버섯, 좀벌집구멍장이버섯, 흑자색미친그물버섯, 독우산광대버섯, 큰주머니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 등으로 나타났다. 독버섯은 비슷한 모습의 식용버섯과 동시에 자라는 경우도 많아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

지난해 야생 버섯을 먹고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해도 올해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버섯이 안전하다고도 할 수 없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 다른 오염균으로 인해 추가적인 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색이 화려하지 않으면 독버섯이 아니다’는 등 민간 속설에만 의존해 야생 버섯의 식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대부분의 민간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독버섯 종류는 매우 다양해 하나의 기준으로 쉽게 구분할 수 없다.

중독 사고를 예방하려면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은 먹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다. 이미 섭취해 증상이 발생했다면 빨리 토해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섭취한 독버섯을 갖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야생버섯 생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장갑열 과장은 “독버섯은 자생지의 발생환경·단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색깔을 띌 뿐 아니라, 식용버섯과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야생 버섯보다 느타리, 팽이버섯 등 농가에서 생산한 믿을 수 있고 신선한 재배 버섯을 이용하는 것이 버섯을 안전하게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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