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장애를 앓던 초등학생이 숨졌다.
24일 전남소방본부와 영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2분경 영광군 홍농읍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지적장애가 있는 A 군(11)이 사망했다
인근 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A 군은 주말마다 조부모의 주택을 찾아 시간을 보냈다. 사고 당일 할아버지 B 씨(87)와 할머니 C 씨(80)는 A 군의 목욕을 마치고 거실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작은 방에서 치솟는 불길을 발견했다.
B 씨 부부는 평소 A 군이 자던 방에서 ‘펑펑’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자 방문을 열고 “나오라”고 소리쳤다. 별다른 인기척이 없자 이들은 A 군이 이미 대피했다고 판단해 밖으로 몸을 피했다.
밖에 나오자 손자는 보이지 않았다. B 씨 부부는 이미 불길과 연기가 번지는 상황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 손자를 찾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주택 내부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 군을 병원으로 옮겼다. A 군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B 씨 부부는 어깨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장비 11대 등을 동원해 화재 발생 40여 분 만에 모든 불을 껐다. 불은 벽돌식 주택 119㎡ 중 절반과 가재도구 등을 태워 9000여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다.
경찰은 A 군에 대한 부검을 의뢰하고 화재 현장 감식에 나섰다.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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