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갑질’ 당한 치킨집 사장 폐업 결정 “그 눈빛 못 잊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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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4일 1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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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에서 행패를 부린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이 치킨집 사장에게 사과하는 모습. 채널A
치킨집에서 행패를 부린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이 치킨집 사장에게 사과하는 모습. 채널A
공무원 일행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한 치킨집 사장이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대구에서 아내와 치킨집을 운영하던 A 씨는 21일 채널A를 통해 “그 (공무원의) 눈빛을 못 잊겠다”며 가게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A 씨는 갑질한 공무원이 사과를 하긴 했지만, 태도가 불량했다고 했다. 그는 “그냥 시켜서 사과한 것 같다”며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생각날 것 같다. 그 아저씨의 눈빛을 못 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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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3일 대구 중구청 공무원 남성 4명은 A 씨가 운영하는 치킨집을 찾았다. 장사 마칠 시간 가까이 가게를 찾은 이들은 술을 마시는 도중 맥주를 쏟았다. A 씨 아내는 바닥에 흥건한 맥주를 닦았고, 이들은 가게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A 씨의 아내에게 삿대질했다. 공무원들은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바닥 치우는 게 대수냐”며 “내가 여기 구청 직원인데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구청장은 지난 18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이 올라오기 전날 남성들은 해당 치킨집을 찾아 A 씨 부부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 태도가 문제가 됐다. 한 명은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A 씨 부부는 이번 일로 트라우마가 생겨 치킨집 영업을 그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구 중구청은 갑질 논란이 제기된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과 태도 논란에 대해선 “영상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라 할 말은 없다”며 “사과하러 간 것은 맞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공무원 갑질#치킨집 사장#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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