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에 떠난 해외 봉사… “세상 보는 눈 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나눔 다시 희망으로]
코이카 해외봉사단원 백후현 씨
경험담 담은 ‘풀코 아카마’ 출간

네팔 껄레리 마을서 열린 엄홍길 휴먼스쿨 ‘자기 꿈 종이 비행기에 실어 보내기’ 행사 모습. 백후현 작가 제공
네팔 껄레리 마을서 열린 엄홍길 휴먼스쿨 ‘자기 꿈 종이 비행기에 실어 보내기’ 행사 모습. 백후현 작가 제공
백후현 작가
백후현 작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은 1990년부터 한국 정부가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하는 봉사단으로 33년간 2만 명이 넘게 파견됐으며 현재 80여 명의 단원이 세계 27개국에서 교육 및 직업교육, 농수산업, 보건, 위생, 농촌 개발 등 각 분야의 기술 인력 양성 및 기술 이전 활동을 하고 있다.

2013년 코이카 83기로 네팔로 봉사를 다녀온 백후현 씨가 최근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담은 ‘풀코 아카마(사진)’라는 책을 펴냈다. 다음은 저자와의 일문일답.

―‘풀코 아카마’는 어떤 책인가?

“이 책은 ‘코이카 해외봉사 경험담’이라고 할 수 있다. 파견 전 교육에서부터 활동 종료까지 전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하려고 애썼다. 해외봉사단에 관심을 갖고 지원서를 쓰기까지 많이 고민했고 불안한 마음도 컸다. 나뿐만 아니라 해외 봉사를 떠나는 사람의 공통된 고충이 아닐까 한다. 이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됐다.”

―어떤 계기로 해외 봉사를 선택했는지?

“누구나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도 가끔은 답답함도 느끼고 일탈을 꿈꾸기도 할 것이다. 나 역시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면서 등산과 마라톤으로 스트레스를 풀다가 가끔 중증장애인의 집이나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다 해비타트와 월드컵 봉사를 하면서 해외 봉사에도 관심이 생겼고 나이 50에 들어서며 퇴직 후의 삶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해외 봉사를 선택하게 됐다.”

―책에는 어떤 내용을 담았나?

“코이카 해외봉사단원 선발 후 국내 교육, 현지 교육, 현지 기관에서의 활동, 현장 사업 등 기본적인 사항을 가이드 형식으로 설명했다. 스쿨 헬스 캠프, 엄홍길 휴먼 스쿨에서의 합동 캠프, KOVA(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 희망장학사업, 봉사자 네트워킹, 대학생 봉사활동과 같은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았고 지역축제 등 현지 문화와 현지 생활을 생생하게 소개했다.”





―책 제목은 무슨 뜻인가?

“풀코 아카마는 네팔어다. 우리말로는 ‘꽃의 눈으로’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네팔의 국민가요라 할 만큼 인기가 많고 세계적으로도 꽤 알려진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꽃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꽃처럼 아름답게 보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다.”

―이 책이 어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올 1월에 80세에 우즈베키스탄 부하라로 봉사를 떠나는 분을 작년 12월 코이카에서 만났다. 그분은 70세에도 봉사를 다녀왔고 자신의 봉사 경험담을 책으로 출판했다. 이분처럼 나이를 떠나 누구에게나 해외 봉사의 기회는 열려 있다. 청장년층 누구든 앞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해외 봉사를 널리 알리고 자신이 없는 분들이 용기를 얻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봉사활동을 통해 본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

“27년 동안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학술대회나 외부 교육도 많이 참여했지만 해외 봉사를 하면서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자신과 국가, 지구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활동 초기에는 문화 충격으로 인해 실망과 분노도 느꼈지만 그것이 한국인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지인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자 그들의 문화와 전통, 일상을 즐기게 됐다.”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개발도상국에서의 활동이 결코 녹록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선진 사회에 살고 있고 누구든 조금만 노력하면 자신의 재능을 개도국의 이웃에게 나눠 줄 수 있다. 해외 봉사는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던지고 넓은 세상을 두루 경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눔 다시 희망으로#나눔#기부#희망#코이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