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조명 기기 유통업을 하는 고강원 씨(57)는 매년 5월이 가장 설렌다. 매달 차곡차곡 모은 장학금을 들고 구서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고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처음으로 11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자신의 회사가 위치한 금정구의 대학생 3명(각 100만 원)과 고등학생 4명(각 50만 원), 중학생 4명(각 30만 원)이 후원 대상이었다. 이렇게 매년 620만 원씩 11명의 학생에게 5년간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고 씨는 24일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조금씩 참으며 지출을 아껴서 매달 50만 원씩 저축하고 5월에는 20만 원을 더 보탠다”며 “장학생은 구서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부터 추천받고 있다”고 말했다. 읍·면·동 단위에서 운영 중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이웃의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굴해 돕는 민관 합동기구다.
고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이웃을 생각하던 중, 문득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힘들었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며 장학금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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