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부경찰서 신축 공사, 또 미뤄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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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설계 시작했지만 공사 지연
해수 유입-우수박스 이전 등 걸림돌
자재비 등 올라 예산 50억 원 늘려야

21일 부산 중구 부산본부세관 인근의 중부경찰서 신축 공사 현장에 각종 자재가 쌓여 있다. 2020년 준공을 목표로 2018년 공사가 시작됐으나 현재 공정이 78%에 그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1일 부산 중구 부산본부세관 인근의 중부경찰서 신축 공사 현장에 각종 자재가 쌓여 있다. 2020년 준공을 목표로 2018년 공사가 시작됐으나 현재 공정이 78%에 그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1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본부세관과 부산역 사이의 중부경찰서 신축 공사 현장. 입구에 설치된 공사 안내표지판에는 준공 시점이 올 4월 30일로 적혀 있지만, 공사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6904㎡(약 2088평)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지는 신청사는 5층까지 건물 뼈대가 세워진 상태였다. 현장 공터에는 외벽 마감에 쓸 나무패널과 석재 등이 쌓여 있었다. 부산경찰청은 “현재 공정이 약 78%”라고 설명했다.

부산 중부서의 이전 신축이 늦어지고 있다. 공사 진행 중 잇따라 돌발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자재비 등이 인상돼 수십억 원의 예산이 더 마련돼야 공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중부서를 신축하는 사업이 추진된 것은 약 10년 전이다. 2014년 시작된 설계가 2017년 12월 끝나 2018년부터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애초 경찰의 목표는 2020년 공사를 끝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초기 지반조사 과정에서 부지 지하에 해수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부지에서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진 북항 바다의 해수가 지하로 스며든 것. 이에 추가 예산을 투입해 해수 유입과 지반 붕괴를 막기 위한 흙막이 시설 설치에 나섰다.

부지 지하의 우수박스 이전도 걸림돌이었다. 지하에 가로, 세로, 높이가 약 2m 크기의 우수박스가 설치돼 있었다. 우수박스는 중구 일대의 빗물을 수십 개의 우수관거를 통해 한데 모아 바다로 내보내는 설비다. 경찰은 지하 공간을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수박스를 부지 내 다른 곳에 이전하려고 했다. 반면 중구는 옮겨 설치하면 우수관거들이 꺾이면서 유속이 느려져 홍수 발생 때 주변 침수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두 기관은 논의 끝에 우수박스를 그대로 두고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지하에서 발견된 암반을 기존 드릴 장비로 파쇄할 수 없어 장비를 교체했으며,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로 유입된 물을 퍼내는 작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재차 공사가 중단됐다.

경찰은 공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과정에 인건비와 자재비가 상승해 기존 예산만으로는 공사를 끝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 경찰은 중부서 신축을 위해 342억 원을 확보했는데, 준공을 위해 추가 자재비 등으로 약 50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수립 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연이어 발생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 등을 찾아 추가 예산 편성을 요청하고 있다. 예산 확보가 늦어지면 더 많은 공사비가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 공사 예산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1969년 건립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찰관서인 중부서의 신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일었다. 사무실이 낡고 좁은 데다 별도 주차장도 확보되지 않아 직원과 민원인이 불편을 겪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수영경찰서 신축 사업도 진행 중이다. 약 365억 원을 투입해 수영구 수영사적공원 옆에 지상 6층, 지하 1층 규모의 신청사를 짓는다. 현재 지상 4층 골조 작업이 진행 중이며 공정은 30%대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중부경찰서#신축#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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