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결혼 등 비자로 입국해 근무
국내 체류 19%만 고용허가제 관리
“근로 관리 컨트롤타워 필요” 지적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 공장 화재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가 모두 고용노동부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입국해 일해 왔기 때문인데 이들도 정부의 근로 관리망에 포함시켜 산업 안전 조치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고용부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리튬전지 제조 공장은 고용부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고용허가제 대상 사업장이 아니다. 숨진 외국인 근로자들은 전원 비전문취업(E-9) 비자가 아닌 재외동포 비자(F-4), 결혼이민 비자(F-6), 방문취업 비자(H-2) 등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허가제는 제조업 등 특정 업종의 내국인 인력이 부족한 사업장이 외국인 인력을 신청하면 고용부가 외국인 근로자를 연결해주는 제도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E-9 비자를 발급받는데, 고용부는 이 비자에 대해서만 신원과 소속 사업장을 파악해 관리한다.
문제는 고용부가 고용허가제 사업장 위주로 근로 기준 준수 여부와 산업 안전 및 주거 환경 등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올 초 중소기업 등의 구인난이 심해지자 고용허가제 규모를 역대 최대인 16만5000명으로 늘리며 “사업장 산업안전·보건 점검 대상을 1657곳에서 2500곳으로 확대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은 고용허가제 사업장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 총 143만여 명 중 E-9 비자 소지자는 26만9000명(18.8%)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근로 여건과 안전 등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러 부처에 흩어진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도 “외국인 근로자는 언어 장벽 때문에 화재 같은 재난 상황에서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며 “올해부터 중대재해법 적용 사업장이 확대됐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영세 사업장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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