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전지 공장 참사]
발화 당시 현장 영상 자료 공개… 41초 만에 연기 가득 내부 안보여
과거 2차례 소방기준 위반 적발도
23번째 시신은 40대 한국인 남성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락이 두절됐던 마지막 실종자 시신이 25일 발견되면서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23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처음 발생한 공장 2층에서 약 31초 만에 총 4차례 폭발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급속도로 불길이 확산된 상황을 확인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날부터 인명구조견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여온 소방당국은 25일 오전 11시 52분경 2층에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신원은 40대 한국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한국인 사망자 1명의 신원을 추가로 특정했다. 이 사망자는 당초 중국 국적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이 지문을 확인한 결과 한국으로 귀화한 40대 이모 씨로 확인됐다. 전날 국적이 파악되지 않아 ‘미상’으로 분류됐던 사망자 2명의 국적도 한국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망자 23명의 국적은 한국 5명, 중국 17명, 라오스 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남성은 6명, 여성은 17명이다. 중상을 당한 2명과 경상자 6명을 포함한 총사상자는 31명으로 역대 화학공장 화재 중 인명 피해가 가장 큰 사건으로 기록됐다.
화재가 시작될 당시 상황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소방당국 내부 자료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30분 3초경 공장 2층 작업장에 쌓인 배터리 셀 더미 사이로 흰색 연기와 함께 첫 폭발이 발생했다. 연기를 보고 몰려온 직원들이 주변의 배터리 셀 등 인화성 물질을 직접 치우려고 시도했으나 10시 30분 28∼31초경 연기와 함께 붉은 불꽃이 천장까지 솟으며 연달아 폭발이 발생했다. 분말소화기를 들고 온 또 다른 직원이 진화를 시도했으나 불길은 오히려 더 거세졌다. 10시 30분 34초경 4번째 폭발이 일어났고, 40초부터는 셀 더미에서 연쇄 폭발이 이어지며 작업장이 검은 연기로 가득 차 시야 확보가 불가능해졌다. 첫 폭발 후 약 41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특히 화재 이틀 전인 22일 공장 2동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자체 진화한 뒤 신고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사망자 A 씨(36)의 남편 박모 씨(36)에 따르면 A 씨는 22일 오후 박 씨에게 중국어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우리 여기(회사)에 방금 화재가 났다”고 전했다. 박 씨가 “옆의 회사 화재냐”라고 묻자 A 씨는 “우리 회사야. 괜찮아. 금방 껐어”라고 답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리셀은 2019년 허용량의 23배가 넘는 리튬을 회사에 보관하다가 소방당국에 적발돼 벌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2020년엔 공장 내 일부 소방시설이 불량하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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