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직원의 혈액암 발병과 관련해 다음 달부터 유해 요인 노출 경험이 있는 직원 800여 명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8명의 혈액암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4명은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고 추가로 1명이 산재 신청 진행 중이다. 공사는 차량기지 내 도장작업과 지하철역 배수펌프실 점검 과정에서 직원이 위험에 노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전동차 외관 차체 및 회전모터 등이 부식되지 않기 위해 3년 단위로 도장작업을 해왔다. 과거 벤젠 성분이 포함된 신나를 유성페인트와 함께 사용했던 점에 비춰볼 때 도색 및 건조 작업 과정에서 흡입 위험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공사는 혈액암으로 인한 산업재해가 승인된 2019년 벤젠 성품이 포함된 신나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배수펌프실에도 라돈이 다량 함유된 집수정이 있어 직원이 집수정 배수펌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흡입했을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철은 대부분 지하 암반 구간에 건설돼 지하수를 이용해 라돈을 방출한다.
공사는 이달부터 작업환경과 혈액암 발병 간 정확한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직업환경분야 전문의, 노동전문변호사, 보건학 교수 등 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사위는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동차 도장작업, 배수 펌프실 점검과 같은 유해 요인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직원 816명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동차 도장작업 529명(현직 509명, 퇴직 20명)과 배수펌프실 점검 287명(현직 248명, 퇴직 39명)이다.
이번 조사는 작업환경 조사와 작업자 유해 요인 노출 조사로 진행된다. 작업환경 조사에서는 환경 오염 물질, 노출 경로 등 해당 공정의 작업환경을 확인할 예정이다. 작업자 유해 요인 노출 조사는 작업자 집단 면담을 통해 유해 요인 노출 가능성과 강도를 분석하고 작업자 집단의 건강 수준을 평가, 유해 요인이 발병에 미치는 수준을 분석할 방침이다. 조사위원회는 발병 인과관계 분석과 작업환경 위험 요인이 확정되면 내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유해 요인을 제거하고 노출 최소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유해 요인 노출 직원의 건강 검진과 발병 직원 지원 등 보호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며 “향후 작업장 유해 물질 노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추가 작업환경 개선도 추진함으로써 직원이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보수 및 점검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