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 부적절 편지’ 교총 회장…버티기 가능성에 ‘진흙탕 싸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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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7일 0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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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지 않는 신임 회장 논란에
지역 교총회장들 28일 긴급 회의
일부 회원들은 '제명' 요구하기도
사태 길어지면 내홍 불가피 우려

ⓒ뉴시스
박정현(44)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과거 제자에게 부적절한 편지를 보낸 일로 교총 안팎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박 회장이 ‘버티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데 이럴 시 거취를 둘러싼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는 오는 28일 오후 4시 충북 청주시의 한 호텔에서 긴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박 회장의 과거 제자에 대한 ‘부적절한 편지’ 논란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회의엔 ‘한국교총 오너리스크에 관한 사항’ 등이 안건으로 올라 있다.

교총의 각 시도 지부 대표자들이 ‘오너리스크’를 주제로 모이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교총 내부에서도 이번 논란이 간단치 않은 문제라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확산한 22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교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결단해달라’, ‘교총 선관위 책임져라’, ‘탈퇴가 고민된다’ 등 박 회장을 비판하는 글이 150건 넘게 올라왔다. ‘인디스쿨’ 등 다른 교사 커뮤니티에도 박 회장을 감싸는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직업보다 높은 도덕성이 강조되는 교직 사회에서 제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를 보낸 점에 대해 공분이 큰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그 당사자가 국내 최대 규모의 법정 교원단체인 교총의 수장이라는 점에 대해 회원 게시판에는 ‘부끄럽다’는 반응도 다수 목격된다.

만약 박 회장이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이번 사태는 소모적인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교총의 정관에 따르면 현재 15명이 활동 중인 시도교총 회장(2곳 공석)들은 교총의 집행기구인 이사회 구성원이다. 이사회는 회장단과 시도교총 회장 등 50여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재적 이사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다면 회장이 이를 반드시 소집해야 한다.

일부 회원들은 게시판에 ‘제명이 답’이라는 의견도 게시했다. 교총은 회원의 비위행위 등을 다루는 조직윤리특별위원회를 두고 있다. 특위는 회장단과 시도교총회장 등 27명으로 구성된다. 심사 결과에 따라 경고, 견책, 자격정지, 제명, 고소·고발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물론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만약 선출된 회장을 징계하거나 제명하는 절차가 진행되면 법적 공방까지도 번질 수 있다. 교총 간부들은 대외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박 회장이 오는 28일 시도교총회장단 회의 전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교총 평회원인 한 대학 교수는 “이 정도 상황이면 조직을 위해서 용퇴하는 게 가장 좋다”며 “‘억울하다’며 버티게 되면 교총 자체가 흔들릴 것이고 본인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13년 인천의 모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았던 때 한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편지를 보낸 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징계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갔다.

박 회장은 당선(20일) 이틀 뒤인 지난 22일 “제자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격려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당시 제자에게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꿈 속에서도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다”, “나의 여신님” 등이 적힌 쪽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에서 ‘견책’을 받은 이유도 ‘해당 학생의 면학실 책상 위에 지속적으로 쪽지를 놓는 방법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내용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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