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통합 2026년으로 늦춰져…영유아 누구나 12시간 보육 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7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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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뉴스1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뉴스1
‘유아교육·보육 통합’(유보통합)이 당초 예정했던 2025년보다 한 해 늦춰질 전망이다.

2025년 유보통합을 완성하겠다던 교육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각각 다르게 적용되는 법의 통합을 내년에서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시도·시군구청이 담당하던 영유아보육 업무를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기 위한 법률 개정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진 탓이다. 유보통합이 2026년 정상 출범한다면 1995년 김영삼 정부시절 추진 이후 약 31년 만의 해묵은 난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심의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가 소멸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부모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겠다는 취지다. 통합교원자격과 교육과정 등 5대 통합과제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올해 말 확정한 뒤 내년부터 통합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통합 모델에서는 희망하는 영유아 누구에게나 1일 12시간의 보육을 보장한다. 기본운영시간(8시간) 외에도 아침·저녁 돌봄을 총 4시간 운영한다. 방과후과정으로 불리는 연장과정은 교육 과정의 확장으로서 영유아에게 적합한 놀이식 언어·수·예체능 프로그램 제공을 강화한다. 맞벌이 부모와 자영업자 등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해 공립 유치원 방학 중 운영 학급을 확대하고, 토요일이나 휴일에도 돌봄을 제공하는 거점기관도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교사 대 영유아 비율도 낮춘다. 0세반은 현재 교사 1명이 평균 3명의 영아를 맡지만 이를 2명으로 줄이고, 3~5세반은 교사 한 명당 평균 12명에서 8명으로 비율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또 2025년 5세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3~5세 무상교육·보육을 실현한다. 영유아 특성과 연속성을 고려한 0~5세 영유아교육과정을 국가위원회와 함께 2027년까지 마련해 연령별 특성에 맞는 교육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영유아 정서·심리 지원도 강화한다.

이같은 과제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100개교 내외로 지정된 영유아학교(가칭) 시범사업을 통해 추진된다. 내년에는 1000개교를 추가 지정하는 등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통합기관의 명칭은 영유아학교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올해 하반기까지 결정한 후 통합법 시행과 동시에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도 일괄 적용한다. 입학 방식은 공론화를 거쳐 마련된다. 신규 방식이 결정되면 기존 대기자 등을 고려해 충분한 안내와 유예 기간을 두고 적용할 방침이다.

유보통합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교원자격은 영유아정교사(0~5세) 단일로 하거나 영아정교사(0~2세)와 유아정교사(3~5세)로 구분하는 것을 시안으로 제시했다. 학사학위 과정 및 대면 중심의 학과·전공제를 통해 신규 교사를 양성하고 현직 교사는 특별교원양성과정 또는 대학(원) 신편입학을 통해 통합교원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기존에 취득한 자격도 인정할 방침이다. 또 보육교사와 사립유치원 교사 간 처우 개선비 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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