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참사 막아라” 지하차도에 설치된 노란 기둥 정체는?

  • 뉴시스
  • 입력 2024년 6월 28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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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전주시 3개 지하차도에 인명탈출시설 설치
핸드레일·사다리·비상구명함 등 침수 사고 대비용
"3개 지하차도 설치 후 도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

ⓒ뉴시스
2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서신지하차도. 지하차도 바로 옆엔 하천인 전주천이 흐르고 있다.

이 지하차도는 전주에서 규모가 큰 서신동 일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차량 통행량이 많은 지점 중 한 곳이다.

그냥 쉽게 볼 수 있는 지하차도 중 하나처럼 보였지만 내부로 진입하자 벽면에 노란색 기둥이 박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출입구 경사면을 따라서 긴 기둥이 하나 설치된 데 이어 내부로 진입하면 기둥들이 벽면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었다.

또 기둥들 사이에는 노란색의 네모난 철제 박스도 달려있었다. 철제 박스 옆에는 건물에서나 볼 법한 비상구 로고가 달린 표지판도 붙어있다.

불과 한 달 전에는 볼 수 없던 구조물들이었다.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의 월드컵지하차도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곳 역시 앞서 봤던 노란 기둥과 철제 박스 등의 구조물이 장착됐다.

또 출입구 인근엔 지하차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U자형의 사다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롭게 설치된 시설들은 지하차도 침수 사고 시 빠른 탈출을 돕는 ‘인명탈출시설’이다.

노란 기둥은 사고 시 잡을 수 있는 핸드레일이며 철제 박스는 내부에 튜브 등 구명용품이 들어있는 비상구명함이다.

물이 들어차는 사고가 발생해도 핸드레일을 잡아 빠져나오거나 구명튜브를 통해 안전을 확보한 후 사다리를 통해 안전하게 밖으로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명탈출시설이 지하차도에 설치된 이유는 지난 여름 있었던 ‘오송 참사’ 때문이다.

지난해 7월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궁평2지하차도에서 장맛비와 함께 급격히 늘어난 강물이 유입되며 내부에 차량과 시민들이 갇혔고 결국 14명이 목숨을 잃게 되는 참사로 이어졌다.

참사가 있고 난 후 전국의 지자체들은 이런 참사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전주시 일부 지하차도에 인명탈출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행정안전부로부터 특별교부세 8억원을 확보받아 전주시내 3곳의 지하차도에 핸드레일, 비상구명함, 사다리, 유도표지판 등의 인명탈출시설을 설치했다.

전북자치도는 우선 3개의 지하차도에 탈출시설을 설치한 후 순차적으로 전북 내 다른 지하차도에도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차량 통행이 많고 인근에 하천이 있는 지하차도 3곳을 선정해 인명탈출시설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며 “현재 서신·안덕원·월드컵지하차도에 인명탈출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은 시범사업으로 전주시 3개 지하차도에 시설을 설치한 상태고 점차적으로 확대해 도내 전 지하차도에 인명탈출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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