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총-전동스쿠터 배터리 등
보호회로 내장 안돼 사고 잇따라
中전자기기 직구는 1년새 2배로
“KC인증 등 안전검증 대책 시급”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사건을 계기로 일상에서 쓰이는 배터리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해외 직구’를 통해 들어오는 일부 배터리에는 과충전 방지장치 등이 없어 폭발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C 인증 등 안전 검증이 면제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1분기(1∼3월)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 1조6476억 원 중 특히 중국 제품 구매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9384억 원(57%)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중국산 직구 품목 중 배터리 등이 포함된 컴퓨터 주변기기 및 가전·전자·통신기기 구매액은 2019년 1분기 53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201억 원으로 5년 새 126% 증가했다. 특히 최근 1년 새 2배가량으로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한국 진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의정부지법은 “보호회로나 안전인증 표시가 없는 중국산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과충전 등으로 폭발사고가 빈번하다”며 “KS, KC 인증이 있는 보호회로가 내장된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KS 인증은 한국산업표준 기준을 말하고, KC 인증은 여기에 더해 안전성, 신뢰성까지 갖췄다는 의미다. 리튬 배터리의 경우 KC 인증을 받으려면 보호회로와 같은 안전장치를 갖춰야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보호회로가 없는 리튬 배터리를 충전하면 평균 섭씨 115.7도에 이르는 열이 발생한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노모 씨(42)는 2021년 에어소프트건(서바이벌 게임용 장난감 총)에 넣는 중국산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샀다가 충전 중 배터리가 폭발했다. 노 씨는 “충전 1시간 만에 배터리에서 폭죽처럼 불꽃이 튀어올랐다. 공기를 차단하려고 담요로 덮어도 계속 불이 살아났다”고 했다. 올해 5월에도 서울 강서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공동현관에 세워놨던 전동스쿠터에서 불이 나 1000만 원가량 재산 피해를 입혔다. 소방당국은 “전동스쿠터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전기적 요인으로 폭발했다”고 밝혔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해외 직구로 들여오는 배터리들에 대한 인증 절차는 일절 없다”며 “배터리처럼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들에 대해서만이라도 KC 인증을 받게 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리튬 배터리 중 위해성이 있는 제품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