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조현수 범행을 방조한 혐의
1심 징역 5년…항소심서 형 2배 늘어
法 "가담한 정도 적다고 보기 어려워"
유령법인 설립·대포통장 개설도 유죄
‘계곡 살인사건’ 당시 현장에 동행해 이은해(33)·조현수(32)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지난달 27일 살인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달리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은 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는데, 형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씨와 조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재차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시도한 사실 또한 있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앞서 물에 뛰어들어 피해자를 다이빙하게 유도하고 구할 수 있었음에도 방치해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피고인은 방조범이지만 살인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적다고 보기 어려움으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한편으론 피고인이 그들과 사전에 공모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볼 증거는 없고 사건 당일에 분위기에 이끌려 우발적으로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 보험금 중 일부를 교부받도록 약속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같은 재판에서 살인 방조 혐의 외에도 유령법인 설립 및 대포통장 개설 등의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른바 대포 계좌는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제공돼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어렵게 한다”며 “피고인이 설립한 유령법인 9개에 대포계좌가 15개에 달하는 것으로 상당해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와 조씨가 수영하지 못하는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죽음에 이르게 할 당시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계곡 살인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각각 확정받았다. 보통 방조범의 경우 주범에 비해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는다. 형법상 방조범은 주범이 받는 형량의 절반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A씨 사건을 맡은 1심은 지난 1월 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자신이 가담한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했는데도 피고인은 법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일관했다”면서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고,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유령법인 설립 및 대포통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했다. 이에 피고인과 검찰 측은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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