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을 때 그럴 수 있지”…‘치킨집 갑질’ 공무원 감싼 구청장

  • 뉴시스
  • 입력 2024년 7월 1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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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 공무원의 갑질로 피해를 본 치킨집 사장이 중구청장과 면담한 결과를 공유하며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치킨집 구청 직원 갑질 그 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공론화된 후 갑질 공무원들에게 사과도 받았지만 ‘엎드려 절 받기’ 식의 사과였다”며 “다시 장사해 보려 가게를 오픈했으나, 주변 상인들이 ‘조용히 넘어가지 왜 이리 큰일을 만들었냐’고 수군거려 그냥 제가 떠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구청장과 면담한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구청을 찾아가 황의란 감사팀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류규하 중구청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류 구청장은 “술을 먹는 입장에서 바닥에 맥주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직원들은 술 마시기 버거워 바닥에 버렸다. 남자들은 술 마시다 보면 자존심 때문에 버티다 바닥에 버릴 수도 있다”며 직원을 두둔했다.

이어 “1000원짜리 휴지통만 하나 있었다면 이런 일 없었을 거다. 사장님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 연세 드신 분이 하는 가게는 ‘술을 못 마셔 버리는구나’ 하며 넘어갈 거다. 우리 직원들 말도 일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사를 그만두려고 한다는 A씨 말에는 “아무 일도 아닌데 계속 장사해라. 저희 직원들이 치킨 맛있다고 하는데, 나도 가서 팔아줄 테니 계속 장사해라”고 했다.

징계가 늦어지는 이유에 관해 묻자 “징계에 순서가 있어서 그렇다. 형사고발을 했기에 그 뒤에 징계를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A씨는 “이럴 거면 왜 사과문을 올렸나. 괜히 구청장이랑 면담 신청했나 싶고 이젠 사람이 무섭단 생각이 든다. 구청장은 다를 줄 알았는데 역시 가재는 게 편인가. 이젠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답이 안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대구 중구청 공무원 2명이 관할 지역의 한 치킨집을 방문해 일부러 맥주를 쏟고 업주에게 폭언하는 등 갑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아냐”며 협박했다.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이들은 이후 해당 치킨집을 방문해 A 씨에게 사과했으나, 사과 태도가 또 논란이 됐다. 한 명은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달 27일 경찰에 해당 직원들을 협박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경위서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조사를 벌였고 1차 조사를 마무리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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