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예일대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 위해 협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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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 개최
“반도체 산업 등서 물 자원 필수적
저탄소 물 재이용 기술 개발해야”
향후 교수-학생 교류 강화 논의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만난 미국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 김재홍 교수와 게리 브루드비그 교수, 홍승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왼쪽부터). 이들은 전날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을 주제로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을 진행했다. 고려대 제공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만난 미국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 김재홍 교수와 게리 브루드비그 교수, 홍승관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왼쪽부터). 이들은 전날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을 주제로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을 진행했다. 고려대 제공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국부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반도체 제조 각 공정에서 세정제로 사용되는 초순수는 필수 소재인데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장을 증설할 수 없는 거죠.”

지난달 2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만난 이 대학의 홍승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와 물 부족 문제에 지금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고려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환경대학원장과 한국물산업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홍 교수 옆에는 미국 예일대 물혁신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재홍 교수와 예일대 에너지과학원장 게리 브루드비그 교수가 자리했다.

고려대와 예일대에서 물과 에너지를 연구하는 교수들은 전날 현대자동차 후원으로 열린 ‘2024 예일대-고려대 포럼’에 참여하며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지난해 처음 한류를 주제로 열렸던 예일대-고려대 포럼은 올해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에너지·물 기후기술 혁신’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과거엔 물을 큰 걱정 없이 썼지만 기후 변화로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은 이제 생존과 관련된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며 “폐수를 버리는 게 아니라 처리해 재사용하는 개념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산업이 굉장히 많은 물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수를 공업용뿐 아니라 마실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은 지금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을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투입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탄소가 많이 발생하면 오히려 기후 변화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물과 에너지 기술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태양광 연계 그린수소 생산 시스템 분야에서 유명한 브루드비그 교수는 “첨단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융합한 저탄소 저에너지 물 재이용 기술이 계속 개발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도 하폐수 재이용 기술을 개발하고 초순수 생산 기술을 국산화하는 등 물 자원 활용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적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사막이 많은 중동은 마실 물이 부족해 식수 확보를 위한 물 재사용 기술에 매우 적극적이다. 한국 역시 해수 담수화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중동에서 많이 활용돼 왔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보급된 곳이 많지 않다. 홍 교수는 “해수 담수화와 물 재이용 등의 장기적인 국가 물관리 계획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가뭄이 왔을 때 해수를 담수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나왔다가 홍수가 나면 다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두 대학은 에너지와 물 기후기술 분야 공동연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포럼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두 대학 교수와 학생 간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구 및 기술 개발 협력과 더불어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를 함께 양성한다는 취지다. 홍 교수는 “학교 차원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개발한 물·에너지 기후기술을 상용화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고려대#예일대#포럼#지속 가능한 미래#기후기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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