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죽어있다” 신고한 친형의 살인…단순 변사 묻힐 뻔한 2년 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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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년 전 발생한 형제 간 살인사건을 단순 변사로 종결 처리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동생을 때려 살해하고도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로 영원히 묻힐뻔했던 사건의 실체가 검찰의 재수사 요구로 드러났다.

2일 청주청원경찰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3일 낮 12시 50분쯤 청주시 사직동의 한 주택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동생이 죽어 있었다”는 친형 A 씨(61)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동생 B 씨(당시 59)는 이미 복부와 가슴에 멍이든 채 숨진 상태였다.

곧바로 수사에 착수한 당시 수사팀은 B 씨의 사인이 장기파열과 뇌출혈이며, 타살이 의심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A 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정신질환을 앓던 B 씨가 평소에 집 안에서 뛰어다니고 창틀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을 했다”는 A씨 진술과 어머니 C 씨의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는 진술에만 의존한 채 B 씨가 자해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고 증거불충분으로 1년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같은해 7월 변사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 전경. 뉴스1

경찰은 재수사 지시를 받고도 올해 4월 다시 증거불충분으로 변사로 종결하려 했는데, 검찰이 재차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민 탐문을 시작했고, 그제서야 A 씨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옆집 주민이 “당시 A 씨가 술에 취해 B 씨를 마당에서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얻어낸 것이다. 이같은 증거를 토대로 전담수사팀은 A 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청원경찰서 전담수사팀은 “한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끝까지 수사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