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스마트 헬스케어로 가는 의료혁신 방향 제시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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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주년 맞아 국제학술대회 여는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제중원’ 개척 정신 담아 5일 개최… 국내외 전문가-헬스케어 기업 참가
미래 의료동향과 발전 방향 공유… 지정맥 인증, 스마트 수술실 등
세계적 수준의 병원 시스템 갖춰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스마트 병원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제중원 설립 125년 역사, 현재 병원 인프라와 의료 역량이 그 꿈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스마트 병원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제중원 설립 125년 역사, 현재 병원 인프라와 의료 역량이 그 꿈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미래 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보여줄 것입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61)은 2일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개원 125주년을 기념한 국제학술대회 준비가 한창”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국내외 유명 병원뿐만 아니라 중소 병원들도 벤치마킹할 사안들이 많아서 많이 올 것 같다”고 덧붙었다.

동산의료원 역사의 시작은 1899년 미국인 의료선교사 우드브리지 존슨(1869∼1951)이 대구에 영남권 최초 서양식 진료소로 문을 열었던 ‘제중원(濟衆院)’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제중원의 헌신과 봉사, 개척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행사는 5일 오전 9시∼오후 5시 40분까지 병원 내 행소(行素)대강당에서 열린다. 행소는 신일희 계명대 총장의 호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뜻이다.

조 원장은 “학술대회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했다.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싱가포르 등 해외 및 국내 권위자들이 미래 의료 헬스케어(건강관리) 동향과 방향을 공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술대회 주제는 스마트 헬스케어의 발전을 비롯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혁명과 혁신, 미래 및 발전 방향,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등 4가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삼성서울병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헬스케어연구소, 카카오헬스케어 전문가들도 참가한다.

동산의료원이 이번 학술대회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 병원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 위치한 이 병원은 세계적 수준의 미국 병원 8곳을 롤모델 삼아 환자 최우선 설계를 바탕으로 2019년 건립했다. 지하 5층, 지상 20층, 연면적 17만9218m², 병상 1041개를 갖춘 영남권 최대 규모로 건축비만 약 3000억 원이 들었다.

조 원장은 “우리 병원의 스마트 원무 환경은 다른 병원을 압도한다. 향후 환자가 창구를 들르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예약, 접수, 병실 배정, 주차 등록이 가능해진다. 현재 무인 수납 등 하이패스 비율이 약 6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정맥 인증은 국내 처음으로 시작했다. 손가락 정맥 패턴을 활용해 개인을 식별하는 방식으로 정밀도가 높고 속도가 빠르다. 우리 병원정보시스템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동산의료원 1인실은 스마트 병실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비대면 상담과 식단 신청, 증명서 발급, 병원비 결제를 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검사 분야는 자동화 의료 설비(TLA)를 갖췄고, 약제센터는 자동 주사약 분배 시스템(ADS)을 국내 처음 도입했다. 병원과 수술실은 지정맥을 활용해 의약품을 관리하는 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조 원장은 “특히 스마트 수술 환경이 국내 최고 수준이다. 수술실 입구에서 의사 얼굴을 인식시키면 해당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이 전체 화면에 뜨고, 그 수술실은 금세 집도의 방으로 바뀐다. 의료진이 심리적 안정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조명도 변한다”며 “현재 24개 수술실은 어떤 의사가 와도 바로 수술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표준화했다. 병원 평가기관 관계자들이 놀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 역시 스마트 병원 권위자이다. 그의 단일공(單一孔·single site) 로봇수술은 병원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의료기술로 자리 잡았다. 이 수술은 배꼽 위에 지름 3cm 미만의 구멍 한 개만 뚫어 시술한다. 통증과 후유증이 적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조 원장이 2015년 성공한 5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단일공 로봇수술은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에 이어 세계 두 번째였다. 그는 “최근 10년간 환자를 추적한 논문을 발표했다. 기존 4개를 뚫어 수술한 방식보다 퇴원과 회복 등에서 훨씬 낫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앞으로 로봇수술이 세계적인 트렌드(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국제학술대회#조치흠#계명대#동산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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