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산병원 교수들 “내일 전면휴진 대신 진료 재조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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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5개월, 정부에 묻는다]
무기한 휴진 방침서 한발 물러서
“경증환자 1, 2차 병원서 진료를”

서울아산병원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서울아산병원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장.

4일부터 휴진을 예고했던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전면 휴진’ 대신 경증 환자를 1, 2차 병원으로 보내고 단순 추적관찰 환자의 진료를 제한하는 자율적 ‘진료 재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면 휴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대 종합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최창민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 2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후 남은 의료진이 경증 환자를 계속 진료한다면 중증 환자 진료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무기한 휴진 대신 진료 재조정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이 밝힌 ‘진료 재조정’은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고 전공의 대다수가 돌아올 기미를 안 보이는 만큼 상급종합병원 본연의 중증·응급·희귀 난치병 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는 의미다.

비대위는 진료 재조정 첫날인 4일 주요 수술이 지난주 대비 29% 줄어들고 외래진료는 17.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최 위원장은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경우 2021년 서울아산병원에서 3200여 명을 진료했지만 올 상반기(1∼6월)는 1100여 명만 진료했다. 다른 중증 질환도 마찬가지”라며 “이대로라면 사망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중증 등에 더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4일부터 1주일 동안 자율적 진료 재조정을 진행하고 정부 움직임에 따라 추가 대응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환자들에게 “불편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며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 가능한 질환에 대해선 외래를 예약하지 말고 중증 환자에게 양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서울아산병원#진료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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