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로 숨진 신한은행 직원 고(故) 이 모 씨(52)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이 씨 사촌 형 A 씨는 3일 오전 뉴스1과 만나 “(이 씨와) 어려서 강원도 홍천 시골에서 같이 커서 추억이 많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씨의 어머니는 소아마비를 앓았고 아버지는 군인 사격장에서 유탄을 맞아 머리를 다쳐 간질 증상이 있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란 이 씨는 취직했고 세 자녀를 둔 가장이 됐다.
A 씨는 “(이 씨는) 아주 착한 아이였다. 부모 속 썩이지 않고 효도했다”며 “(사고를 접했을 때) 남의 일인 줄 알았다, 우리가 당하다 보니 이제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씨와 함께 참변을 당한 고 박 모 씨(44) 빈소에는 이날 장례 지원을 위해 동료 직원 장 모 씨(56)가 나왔다. 장 씨는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충격”이라며 “(박 씨는) 특히 그날 아침에 승진했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들이 왜 생기는지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빈소에서는 “어떡해”라며 통곡하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조문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한때 빈소 앞 대기 줄도 길어졌다. 눈물을 훔치며 빈소를 나오는 여성 조문객들도 보였다.
사고 당일 가해 승용차를 몰았던 운전자 차 모 씨(68)는 갈비뼈 골절상을 입고 같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이날 차 씨의 자동차보험 회사 측 관계자가 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지만 차 씨를 만날 수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 처리하려면 사고 내용을 일단 알아야 하는데 연락도 안 되고 사고 내용을 아무것도 전달받은 게 없어서 병원에 직접 온 것”이라며 “면회도 다 거절당하고 (차 씨)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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