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환자 증상 고려한 최적의 위암 수술로 새 삶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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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3기말 진단 받은 50대
위공장문합술로 암 조직 제거
“종양 신속하게 없애는 게 핵심
합병증 예방, 사후 관리도 중요”

인하대병원 외과 오승종 교수가 위암 수술을 통해 암 부위를 제거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인하대병원 외과 오승종 교수가 위암 수술을 통해 암 부위를 제거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소화불량 탓에 수년간 약을 달고 살던 정광훈(가명·53) 씨는 최근 음식을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했다. 물도 삼키기 힘들어진 그는 동네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위에 가득 고여 있는 음식물과 암종(상피 조직에서 생기는 악성종양) 탓에 내시경 관이 내려가지 않아 결국 대학병원에서의 진료를 권유받았다.

인하대병원을 찾은 정 씨는 위암 판정을 받았다. 주치의 오승종 교수(외과)는 위가 막힌 상태라면 이미 상태가 악화했고 위 주변으로 암 전이가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복부 초음파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정 씨의 상태를 좀 더 세밀하게 파악한 오 교수는 수술 치료를 진행했다.

음식물이 지나지 못할 상태라면 근치적 절제(종양 전이 가능성이 있는 림프샘 등을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우회로를 만들어 음식물이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위공장문합술’을 하기로 했다. 오 교수 등 의료진은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춰 암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수술을 선택했다.

수술 과정에서 위 주변 림프샘(면역 체계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신체 곳곳에 분포된 작은 콩 모양의 조직)이 커진 상태라 전이가 의심됐지만, 다행히 주변 주요 혈관이나 췌장을 침범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했다. 약 3시간이 걸린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정 씨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

오 교수에 따르면 위암 세포는 위에서 발생해 주로 주변 림프관을 따라 전이된다. 정 씨의 경우 50여 개의 림프샘을 절제했고 그중 20여 개에서 전이가 확인돼 위암 3기말로 진단됐다. 위암 3기말은 암이 위벽을 넘어 주변 림프샘까지 퍼진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수술 후에도 보조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위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 검진이나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다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주로 짠 음식, 가공된 음식, 술, 담배, 스트레스 등이 원인인데 이러한 요인들이 면역 체계를 무너뜨려 발병 위험을 높인다.

정 씨의 사례에서 보듯 음식물은 위에서 2∼3시간에 걸쳐 소화되며 비워져야 하는데 암종으로 인해 지나가는 길이 막힐 정도라면 음식물이 계속 위에 남아 있게 되고, 위 조직에 부종을 일으켜 위벽이 두꺼워진다.

이런 경우 수술 중 위에 있는 음식물을 모두 퍼내고 수술한다. 두꺼워진 위는 정상적인 두께의 소장과 문합해야 하는데, 이후 부종이 빠지면 공간이 생길 수 있어 신중히 봉합해야 한다.

따라서 통상적인 위암 수술보다 복잡하고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위암 수술은 고도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된다. 숙련된 전문의에게 받는 것이 환자의 예후를 크게 좋게 할 수 있다.

정확한 수술, 합병증 예방, 완전한 암 제거, 적절한 수술 후 관리 등 숙련된 전문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 교수는 “위암이 진단되면 가능한 한 시급히 수술을 해 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라며 “암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수술 방법을 선택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위암#위공장문합술#인하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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