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년제 대학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이 9256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이 불리할 경우 검정고시를 거쳐 정시모집에 집중하는 대입 전략을 선택한 학생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검정고시를 잘 보면 내신 점수를 보는 수시모집에도 응시할 수 있어 학교에서 수행평가 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에서 2024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222곳 신입생 중 검정고시 합격생을 분석한 결과 9256명으로 전년(7690명)보다 2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13학년도(5597명)부터 공시됐는데 올해가 역대 최고치다. 가장 수치가 적었던 2019학년도(4521명)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2024학년도 검정고시 합격생은 189명으로 역시 2013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1년 전(155명)보다는 21.9% 증가했다. 전국에서 검정고시 합격자가 가장 많은 대학은 경상국립대 215명, 전북대 192명, 동의대 182명 순이었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검정고시 합격생은 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활용해 정시로 가거나 수시 논술전형에 지원한다. 서울대가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도 내신 교과평가를 반영해 검정고시 합격생의 경우 불리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수능 점수가 월등하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입시업계의 설명이다.
지방 대학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이 높은데 이때도 검정고시 합격생 지원이 불리하진 않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이 중요한데 검정고시 합격생은 내신이 없어 검정고시 점수를 토대로 비교 내신이 반영된다. 산출식은 대학마다 다른데 보통 검정고시에서 95점 이상 받으면 내신 3등급으로 평가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거점국립대에도 내신 4등급 이하가 합격하는 상황”이라며 “내신이 안 좋은 경우 검정고시를 통해 만회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학교를 다니는 게 필수적이란 인식이 줄었고, 다시 나가게 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교 2학년이던 지난해 학교를 자퇴한 한 학생은 “내신은 한번 망치면 만회할 수 없고 수시로 가기 어려워진다. 또 학교에선 수행평가나 수능에 반영되지 않는 과목 공부로 시간이 낭비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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