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 원격교육 노하우 전수… 모바일 강화해 미래 준비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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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인터뷰
우간다-우즈베키스탄-몽골 등… 해외 원격대학 설립-운영 도와
첨단 제작 장비와 전문 인력 갖춰… 온라인 교육콘텐츠 전문대와 공유
재외동포-해외거주자도 입학 가능… 내년부터 모바일 강의 접근성 향상

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지난달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대는 유일한 국립 원격대학으로서 가능한 한 많은 국내외 대학과 원격대학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 제공
고성환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지난달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방송대는 유일한 국립 원격대학으로서 가능한 한 많은 국내외 대학과 원격대학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방송통신대 제공

1972년 개교한 한국방송통신대는 국내 첫 원격대학이며 영국 개방대(1969년)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원격대학이다. 국내에서 유일한 국립대 원격대학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최근 온라인 강의가 익숙해지긴 했지만 모든 강의를 원격으로 듣는다는 건 방송대 개교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해외에서도 원격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송대는 최근 국외 원격대학 설립·운영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른 대학의 원격 콘텐츠 개발 및 제작 등을 지원 중이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방송대 총장실에서 만난 고성환 총장(62)은 “방송대가 50년 넘게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와 가능한 한 많이 공유하려 한다”며 “국가에서 받은 혜택만큼 역할을 하기 위함이고 방송대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함이기도 한다. 또 우리 대학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외 원격대학 설립 자문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아프리카 우간다 국립대인 마케레레대의 원격교육 환경 조성 사업을 방송대가 올해부터 5년간 진행한다. 약 48억 원의 예산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으로부터 지원받아 우간다에 맞는 원격교육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세계경제외교대, 인도네시아의 마나도 국립기독교신학대 등도 원격대학 설립을 위한 협력을 방송대에 요청해왔다. 몽골과학기술대에는 올 2월 방송대와 공동 운영하는 한국학센터가 문을 열었다. 몽골 대학생이 한국에 취업하는 걸 선호하는데 이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 한국학 관련 강의 등을 제작해 제공할 방침이다.”

―국내 대학 원격 콘텐츠 제작도 돕고 있다.

“전문대는 학령인구 감소로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려 한다. 그래서 외국인 유학생 대상 한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개별 대학이 각각 강의를 만드는 건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온라인 한국어 교육콘텐츠를 공동 제작 중이다. 현재 전문대 62곳이 해당 콘텐츠를 이용할 예정인데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국립대 6곳은 지난해 공동교육혁신센터를 설립했다. 기초나 교양 과목을 공동 개발해 방송대뿐 아니라 경인교대 서울과기대 서울교대 한경국립대 한국체대 학생들이 함께 듣게 된다. 방송대 디지털미디어센터에는 많은 첨단 제작 장비가 있고 전문 인력이 90명이나 된다. 이걸 공유하면 다른 대학 재정을 아끼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재학생 수는 계속 줄고 있다.

“한때 22만 명에 달했던 재학생 수는 2021년까지 10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2022년부터 9만 명대로 줄었다. 원하던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인구가 줄었기 때문인데 방송대에 신입생보다 편입생 수가 더 많아진 지 10년이 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입생 비율이 전체 합격자 대비 30%인 반면 편입생은 70%다. 방송대가 지향하는 건 평생교육인 만큼 편입생이 더 늘어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편입생의 3분의 2는 새로운 공부를 통해 취업을 원하고, 3분의 1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려 한다. 두 경우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콘텐츠 품질을 높이고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재학생 중 실제로 수업을 듣는 비율은 늘고 있다.


“등록금을 내고 실제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등록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5년 59.3%에서 2024년 66.0%로 상승했다. 등록률이 올라간 건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첨단 분야 수요가 늘면서 컴퓨터과학과, 통계·데이터과학과 등이 인기가 많다. 노인 인구가 늘고 정신건강 및 가족 문제를 겪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사회복지학과 경쟁률도 높다. 한 학기에 약 35만 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부터 모바일에서도 끊김 없이 강의를 볼 수 있다고 들었다.

“현재도 모바일에서 강의를 볼 수 있지만 컴퓨터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작동되도록 설계돼 있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내년부터는 모바일에서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모바일은 화면이 작다 보니 강의 장면이 안 잘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는 접근성이 좋아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들의 강의 접근성을 더 높일 수 있어 해외에 원격대학 노하우를 전수할 때도 모바일 환경 최적화가 필수다.”

―올해부터 재외동포도 입학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재외동포와 해외거주자로부터 방송대 입학 문의가 많이 왔다. 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방송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국에 한 번도 오지 않아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 1학기에만 286명의 재외동포 및 해외거주자가 입학했다. 원래 방송대는 기말고사를 반드시 오프라인으로 응시하게 하는데 해외 학생은 과제물로 대체하고 있다. 향후 기말고사를 재택 시험으로 치르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

―내년도 대입 일정을 소개해 달라.


“내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이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3월까지 진행된다. 세부 일정은 올 10월 말 방송대 입학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같은 기간 프라임칼리지 모집도 진행된다. 프라임칼리지는 국가정책사업으로 방송대에 설치된 또 하나의 대학이다. 국립대 중 유일하게 100% 온라인 학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는데 융합경영학부와 첨단공학부가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국방송통신대#인터뷰#원격교육#원격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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