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시청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를 낸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가해 차량이 사고 직전 호텔을 빠져나온 직후 일방통행 길 쪽으로 진입하는 순간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4일 SBS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9시25분쯤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호텔 맞은편 일방통행 도로에서 찍힌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일방통행 도로 끝 교차로에는 초록불 신호가 들어와 있다. 주행 중인 차량들이 시청이나 호텔 쪽으로 좌회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순간 호텔 주차장 쪽에서 사고 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평범한 속도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도로는 우회전만 가능한 곳이다. 약 1~2초 뒤 이 차량은 이곳에서 빠른 속도로 직진하더니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일방통행 도로로 쏜살같이 진입했다. 3차로로 들어오던 이 차량은 2차로로 빠르게 차선을 바꿔 역주행을 이어갔다.
사고 목격자는 “거의 굉음이 들렸다”며 “체감하기로는 시속 한 100km 이상,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를 거의 100% 다 밟은 느낌 있지 않느냐”고 했다. 차량 뒤쪽 블랙박스에서는 마주 오는 차량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 차량이 도로 우측으로 붙어 계속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속도는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 이 차량은 도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왼쪽 인도 쪽으로 돌진했다. 가드레일 등에 부딪혀 왼쪽이 붕 뜬 차량은 계속 앞으로 달려가다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영상에서는 인도로 돌진하는 순간 차체 브레이크등으로 추정되는 불빛이 잠시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
시청역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27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나온 차량이 일방통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하면서 발생했다.
사고를 낸 가해 운전차 차모(68)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을 토대로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운전자 A씨(68)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