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너네 명복을 빌어”…시청역 참사 현장에 ‘조롱 쪽지’ 공분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7월 4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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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추모 공간에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글이 적힌 쪽지가 놓인 사진이 공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시청역 추모 공간에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글이 적힌 쪽지가 놓인 사진이 공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역주행 교통사고로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시청역 추모 공간에서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의 쪽지가 발견됐다.

3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청역 참사 현장에 충격적인 조롱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했다.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시청역 추모 현장에 놓인 한 쪽지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혀 있다. 사고를 당해 피를 흘리며 숨을 거둔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다.

4일 오전 8시30분경 현장을 찾은 결과, 해당 쪽지는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또 다른 쪽지에 조롱하는 듯한 글이 남겨져 있었다. 글에는 “안녕, 너네 명복을 빌어.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너무 화나지만, 나 그래도 멀리서 왔다. 그동안 고생 많았고,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너의 다음 생을 응원해. 잘 가”라고 적혔다. 반말과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하트 이모티콘 등을 사용한 모습이다.

시청역 추모 공간에 놓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쪽지.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시청역 추모 공간에 놓인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쪽지.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누가 했는지 폐쇄회로(CC)TV로 색출해야 한다” “‘토마토’ 쪽지는 말할 것도 없고, 반말로 쓴 쪽지도 썩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비극적인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치고는 너무 가볍다” “비꼬는 것 같다” “사회가 병들었다” “너무 역겹다” “꼭 처벌받기를”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희생자를 토마토 주스에 빗대 조롱한 편지를 두고 간 인물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해당 편지 작성자를 추적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조롱 글을 모니터링 중이다. 경찰은 “현재 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러한 행위는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등에 의해 형사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9시 26분경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온 제네시스 G80 차량이 세종대로18길 4차선 일방통행 도로를 빠르게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은 차량 운전자 차모 씨(68)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차 씨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시청역 참사#추모#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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