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해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보내 ‘경남 기부천사’로 불리는 익명의 남성이 최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피해자들에게 써 달라며 500만 원을 기부했다. 누적 기부액은 6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4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 남성이 발신제한 번호로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작은 금액이지만 화성 공장 화재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나가 보니 이미 사무국 앞에 설치된 모금함에 손편지와 500만 원을 두고 간 다음이었다.
이 남성은 노트 종이에 쓴 편지에 “화성 리튬 공장의 화재로 희생된 자국민과 이주민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만리타국에서 비보를 접한 가족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밉니다. 약소하나마 희생된 가족분들께 사용되길 바랍니다”고 적었다.
경남모금회 직원들은 이 남성을 ‘경남 기부천사’라고 부른다. 2017년 이후 연말이나 크리스마스, 그리고 안타까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어김없이 수백만∼수천만 원을 기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당시 성금 300만 원을, 같은 해 7월에는 호우 피해자를 위해 500만 원을 기부했다. 연말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현금 5925만6320원을 두고 갔다. 이번에 전달된 성금을 포함해 누적 기부금은 총 6억1700여만 원에 달한다.
경남모금회는 목소리, 글씨체, 편지 끝맺음 문구 등을 통해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경남모금회 관계자는 “사회적 재난에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고귀한 나눔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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