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당시 119 신고 전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4일 공개됐다. 신고자의 울음소리 등 당시의 긴박했던 현장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소방당국에서 제출받은 7월 1일 119 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일 오후 9시 27분부터 오후 9시 42분까지 약 15분 동안 총 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시청역 사거리에서 승용차끼리 사고가 크게 나 차량이 완전히 반파됐고, 사람 1명이 도로에 누워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는 가해 차량 한 대가 시민들에게 돌진한 상황이었으나 신고자는 차량 대 차량의 교통사고인 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신고자는 “검은색 승용차가 갑자기 인도를 덮쳐 사람들이 많이 다쳤다. 다섯 명 이상 쓰러져 있다”고 말했다. 신고 접수자가 “(사고 장소가) 신당역이 맞냐”고 되묻자 신고자는 경황이 없는 듯 “네”라고 대답했다. 현장은 신당역이 아니라 시청역이었다.
119에 신고하면서 흐느끼는 시민도 있었다. 현장 인근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추정되는 한 신고자의 전화를 받은 대원은 “진정하라”며 연신 신고자를 안정시켰다. 신고자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계속 주변 상황을 말하는 동안 대원은 중간중간에 “울지 말고 진정해야 돼요”라며 안심시키려 애썼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119에서 알려주는 대로 응급처치에 나선 시민도 있었다. 이날 세 번째 신고자는 대원이 “혹시 환자한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제가 할게요”라고 대답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 상인은 “시민들이 쓰러진 사람들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후 9시 42분경 전화를 걸어온 마지막 신고자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는데 한 명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나머진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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