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 3명만 남은 속초의료원, 일주일간 응급실 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5일 11시 51분


응급실 전문의 5명 가운데 2명 퇴사
1월부터 10차례 채용 진행에도 실패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한 강원도 속초의료원이 일주일 동안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기로 했다.

5일 강원도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속초의료원 응급실 전담 전문의는 정원 5명 가운데 2명이 퇴사해 3명만 남아있다. 응급실을 정상 운영하기가 힘들어 불가피하게 제한 운영을 결정했다.

현재 확정된 응급실 미운영일은 이달 8~10일, 14일, 22~24일 등 총 7일이다.

강원도는 “응급실 전담 의료진이 3명으로 줄어들어 남은 의료진의 업무 과중으로 인한 번아웃 되는 것을 예방하고, 중증 환자 중심의 진료를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강원도는 퇴사한 의사 2명은 질병과 개인 사정에 의한 것으로, 이번 의대 증원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이 5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속초의료원 응급실 운영 제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원도 제공

속초의료원은 의료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월부터 10차례 채용공고를 냈지만 채용에 실패했다.

2월부터는 의대 증원과 의료계 반발 여파로 채용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원은 연봉 4억 원 가량을 제시했지만 대부분 지원자가 없거나 지원자가 있더라도 근무 조건 등을 합의하지 못했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이 5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속초의료원 응급실 운영 제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원도 제공
속초의료원은 지난해 2월에도 응급실 전문의 3명을 구하지 못해 한 달 동안 응급실을 ‘주 4일’만 운영한 적이 있다.

지방 의료기관의 구인난은 오래된 일이다.

지방 병원은 인력이 부족한 탓에 남아있는 근무자들이 과로에 시달린다. 또 가족들은 서울 등에 사는 경우가 많아 의사들이 근무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는 속초 지역의 다른 응급의료기관과 협의해 응급 환자 발생시 후송 및 치료에 차질을 없도록 할 방침이다.

속초의료원은 지역의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전념하고 업무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경증 및 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지역 병의원에서 진료 받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또 속초의료원 의료진과의 협력을 통해 응급실 미운영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은 “응급실 제한 운영 사실을 의료원 홈페이지와 전화 등으로 안내해 주민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고 중증환자 발생시 강릉아산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으로 긴급 이송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며 “대형병원의 중증 응급환자 우선 치료를 위해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기타 의료기관으로의 전원 안내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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