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상습 침수지역, ‘물고임’ 실시간 모니터링 시범 운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5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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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도시관제센터에서 직원들이 치수계가 있는 맨홀들을 CCTV를 통해 관찰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폭우, 장마 때마다 매번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 선정릉 입구 등에 폐쇄회로(CC)TV를 활용한 실시간 첨단 감시·경보체계가 구축된다.

자동차 타이어를 기준으로 물이 차오른 높이를 확인해 위험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수해 대응 경보체계를 구축하는 시도는 처음이다.

4일 서울연구원과 강남구에 따르면 연구원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실시간 도로침수심 모니터링 기술’을 시범 운영한다.

이 기술은 도시의 하천 역할을 하는 도로의 침수 정도에 따라 지역의 침수 위험도를 분석한다. 연구원 관계자는 “큰 홍수가 생기기 전에 작은 하천이 먼저 넘치듯 도심 침수 피해의 전조 현상으로 ‘도로 물고임’이 먼저 발생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도로침수를 모니터링함으로써 대피가 필요한 지역의 우선 순위를 설정하고, 구조·지원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은 9일부터 강남구 상습침수구역에서 우선 시작된다.

대치역 사거리, 선정릉 입구 2곳에 설치된 CCTV 6대의 영상을 인공지능(AI) 딥러닝으로 분석해 침수 정도를 실시간 탐지한다.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기존 CCTV를 활용하면 추가 계측 장비 설치없이 서울 전역의 침수 위험도를 실시간 분석·예측할 수 있다.

침수 위험도는 도로 위 자동차 타이어 높이를 기준으로 5단계로 설정, 분석한다.

△노면이 젖은 수준(레벨0) △발목이 잠기는 깊이(레벨1) △반무릎 정도 잠기는 깊이(레벨2) △무릎까지 잠기는 깊이(레벨3) △무릎 이상 깊이(레벨4)다.

침수 위험도 레벨2는 자동차는 타이어 중심축 정도까지 잠기는 정도다.

강남구 관계자는 “침수 단계는 CCTV 관제 화면에 표시되고, 관제센터에서 이를 확인해 선제적으로 위험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경보체계가 도입되면 짧은 시간에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미리 대피할 수 있도록 재난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구원은 이번 강남구 현장 실증을 거쳐 다른 지역으로 확대·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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