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활동한 김윤수 ‘큰 심방’
굿에 쓰는 도구 33점 아내가 기증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
고 김윤수(1946∼2022) ‘큰 심방(무당을 일컫는 제주어)’은 제주 제주시 이도1동 출신이다. 본인까지 4대째 이어지는 심방 가문에서 태어나 16세부터 본격적으로 무업(巫業)을 시작했다. 고인은 국가 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예능 보유자로 활동하다가 2022년 9월 2일 76세 나이로 별세했다.
60년 동안 제주인의 마음을 달래준 고 김윤수 큰 심방의 무구(巫具)가 박물관에 전시된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를 대표하는 김윤수 큰 심방의 무구 자료 17건, 33점을 부인 이용옥 심방(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장)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기증은 2017년 김윤수 큰 심방으로부터 무복(巫服) 5점을 기증받은 데 이어 두 번째다.
기증 자료는 김윤수 큰 심방의 체취와 숨결이 깃든 무복인 홍포 관디(관대), 퀘지(쾌자), 두루마기, 저고리와 바지, 갓 등이다. 북과 설쒜, 대영, 장구 및 바랑, 울쒜 등 무악기도 기증됐다.
특히 관디에 두르는 ‘조심띠’는 고인의 큰아버지 김천년 심방이 사용했던 것으로, 100년 이상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갓모자 바깥 둘레에 매다는 ‘궁적짓’(갓모자에 매다는 공작 깃털)은 김만보 심방(이용옥 심방의 외삼촌이자 스승)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다가 그에게 물려줬다고 한다. 또 도황수(우두머리 심방)와 같은 큰 심방들만 소지할 수 있는 ‘울쒜’(심방이 잡고 흔들면서 소리를 내어 사용하는 무구)도 기증 자료에 포함됐다. 이용옥 심방은 “남편의 유품은 마땅히 제주도 전통 민속 문화의 산실인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증된 유품을 통해 제주도 무속문화의 가치가 오래도록 전승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제주를 넘어 세계적인 심방이었던 김윤수 큰 심방과 선대 심방의 혼이 담긴 무구 자료를 기증받게 돼 매우 뜻깊다”며 “향후 제주도의 유·무형 무속 자료 수집과 전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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