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음반 기획사인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9일 경찰에 출석해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경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와 업무상 배임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배임할 수가 없는 일”이라며 “제 입장에서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답했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1시40분경부터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민 대표는 이날 조사에서 “사실대로 이야기했다”며 “이날 조사가 원래 제 날짜가 아니었는데, 내가 성격도 급하고 하고싶은 말도 많아 원해서 먼저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오늘 중요한 이야기를 다 했고, 사실대로 이야기해 속이 후련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이날 추가로 제출한 증거나 앞으로 제출하실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많다”며 “변호인을 통해 추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까지 (지금) 이야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이브 측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더 이야기하면 말이 길어질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하이브는 지난 4월 25일 산하 레이블이자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 대표와 부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당시 하이브는 “감사 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어 “(어도어 경영진 사이에서)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입장이 나온 지 5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며 “하이브가 A 부대표와 내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포렌식해 가져가서 일부를 딴 뒤 이런저런 정황을 이야기한 희대의 촌극”이라고 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눈 푸념일 뿐”이라며 “배임이 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이에 지난 5월 31일 하이브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민 대표를 해임하려 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법원은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하며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후 민 대표는 “뉴진스와 내가 계획했던 부분들을 성실하게 이행했으면 한다”며 화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하이브 측은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 이라며 고발을 취하하지 않는 등의 입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