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반환점, 광역단체장에게 묻는다]
〈2〉 유정복 인천시장
재외동포청-제물포 르네상스 등 주력… 인천 발전 위해 F1 그랑프리 꼭 유치
매립지 사용 종료, 시민 권리 찾는 일… 서울시-경기도 협력해 방안 찾아야
지방소멸 방지-균형발전 위해 분권을… 여야 구분 없이 국가의 미래 생각해야
“수도권 2600만여 명의 시민이 사용하는 수도권매립지의 영구적 연장 사용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대통령 공약대로 총리실에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서울시와 경기도는 수도권매립지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책임 회피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8일 인천 연수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32층 집무실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매립지 해법에 대해 이같이 강조하며 사용 기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확고히 말했다. 최근 인천 서구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의 대체지를 찾기 위한 3차 공모는 신청한 지방자치단체가 없어 또 무산됐다. 유 시장은 여소야대 국회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회, 지방정부와 협치하기 위해선 “대화 폭을 더욱 넓혀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총선에서 패배한 만큼 민심의 변화에 대응해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악순환(대선과 지방선거)의 고리를 끊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시장과의 일문일답.
―민선 8기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의 성과와 앞으로 추진할 정책은….
“지난 2년간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실행해 왔다. 행정 체제 개편뿐 아니라 글로벌 도시 전략의 한 축인 재외동포청 유치, 균형발전을 위한 ‘제물포 르네상스’,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톱 텐 시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앞으로의 2년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현실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경기 김포시와 노선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개통 지연이 우려되는 인천발 KTX 사업 등 교통 현안 해법은….
“서울지하철 5호선은 검단 지역에 추가 역이 확보되는 게 맞다. 수요를 쫓아 공급이 가는 게 정책 아닌가. B/C값도 크게 변화가 없다면 미래 교통 수요를 대비해 인천시가 주장하는 역들이 연장 노선에 포함돼야 한다. 인천발 KTX의 경우 민선 8기에서 속도를 내 최대한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도 2025년 개통을 공식 밝혔다.”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대회의 인천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데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인천이 F1 대회에 최적지라는 논리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F1 그랑프리는 스포츠에서의 위상뿐 아니라 경제 효과, 새로운 도시 이미지 형성, 이로 인한 도시 경쟁력 상승 등 기대 효과가 상당하다. 2030년까지 한국에 국제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없는 만큼 뛰어난 접근성 등을 바탕으로 인천에 꼭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3차 공모가 또다시 무산됐다.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대통령은 총리실에 대체 매립지 조성 전담 기구를 설치해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는 이 약속을 지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는 인천 시민의 권리를 되찾는 일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와 책임 있는 자세로 실질적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 사용 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인천에 조성돼 2016년까지 사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면서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합의해 현재 ‘3-1 매립장’을 추가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대체 매립지를 찾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22대 국회가 여소야대인 반면 지방정부는 여대야소 지형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회, 지방정부와 협치를 위해 우선시해야 할 부분은….
“정당은 다르지만 지역을 위한 일에는 여야가 없다. 중앙 정치권도 국민과 미래를 생각하는 일에 마찬가지여야 한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폭넓은 정책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도 정치적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미래만을 생각해달라.”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린다. 어떤 인물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총선 패배의 아픔을 조속히 치유해야 하고 변화를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 내부의 갈등을 극복하고 보다 큰 가치를 위해 진실성과 실천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정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당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가치를 확고히 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리더가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현안을 꼽는다면….
“출생 정책이다. 일부 전문가는 0명대 합계 출산율이 생물학적으로 멸종할 수도 있는 수치라고도 한다. 인천시가 ‘1억 플러스 아이 드림’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 정부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출생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소멸을 막고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지방분권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지방분권의 성공은 지역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으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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