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패러다임 바뀐다…“얼마나 뺐나”→“어떻게 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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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7월 10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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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숫자 감소보다 '질'에 중점 둬야
체지방 감소 및 근손실 최소화·증가해야
한미·동아ST·프로젠·디앤디파마텍 참여

ⓒ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치료제가 ‘퀄리티’(quality, 질)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제3세대 비만치료제는 단순히 ‘얼마나 살이 빠졌는가’가 아닌, ‘어떻게 잘 뺐느냐’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10일 오전 개최한 바이오 분야 국내 최대 국제 전시·컨벤션 행사 중 하나인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에서는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의 적응증 확대 흐름’ 전문 세션이 열렸다. 이날 세션에서는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만치료제 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각사의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다수는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계열 약물을 사용한다. GLP-1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액 포도당 수치인 혈당을 높여 지방을 분해해 포도당의 생성 속도를 조절한다.

첫 번째 연자로 나선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전무이사)은 “비만약이 허가된 것은 100년이 넘지만 최근 시장에 나오는 약은 15~20%까지 체중을 감소시키고 관련 질환도 치료하는 긍정적인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체중감소 외에 추가적인 언맷니즈(미충족 수요)가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강력한 효과를 보여주는 ‘젭바운드’ 개발사인 일라이 릴리도 지난 JPM(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에서 임상시험에서 여전히 투약환자 절반은 원하는 BMI(체질량지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결국 언맷니즈에 대한 추가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센터장은 “결국에는 뭐가 더 필요할까를 보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3가지 전략을 갖게 될 것”이라며 “하나는 용량을 늘리는 전략과 하나는 식욕조절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 MoA(작용기전)를 추가하는 것, 또 하나는 포만감 외에 에너지를 올려 기존에 갖고 있지 못했던 그런 전략을 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체중감량을 절대적인 넘버를 갖고 경쟁하고 있다고 하면, 이제는 어떻게 살을 뺄 것인가, 퀄리티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에 나온 비만치료제의 경우 일부는 효과가 없거나 근육감소가 동반되고, 처방 중단 시 체중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이제는 체지방량을 빼주면서도 근육량 감소를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늘려주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GLP-1과 위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시킨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HM15275)를 개발 중이다. 비임상 연구에서 위고비와 젭바운드보다 체중감량 효과가 컸으며, 근손실을 제외한 체지방량 자체가 줄었다.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오는 11월에는 체지방량을 감소시키면서 근육량을 늘려주는 독특한 후보물질을 새로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연자로 나선 동아ST 김미경 연구본부장도 “지금까지 나온 비만약은 식욕억제가 체중감소의 가장 중요한 기전이다 보니 근육량을 보존하지 못하는, 지방과 근육을 같이 소실시키고 있다”며 “또 약물을 끊으면 급격한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없어 퀄리티에 타겟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켜 체중감소 효과를 증가시키는 약물의 경우 체중이 감소하는 질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또 1주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과 같은 복용 편의성도 아직 (기회가)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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