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가드레일 83% 보행자 못지켜… 사망사고 났던 곳은 미설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1일 03시 00분


車 돌진때 버틸 가드레일 17%뿐
작년 여성 숨졌던 압구정역 인근
사고후에도 설치조차 안해 아찔
시민들 “사고 잦은 곳 보강해야”… 전문가 “위험 지역 전수조사 필요”

차량 충돌에 취약한 가드레일 서울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 설치된 보행자용 가드레일. 올 5월 이곳 건너편 인도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보행자 2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차량 충돌에 취약한 가드레일 서울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 설치된 보행자용 가드레일. 올 5월 이곳 건너편 인도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보행자 2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서울 지역에 설치된 전체 가드레일(방호울타리)의 80% 이상이 차량과의 충돌 사고에서 보행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자가 차에 치여 다치거나 숨진 일부 지역에는 사고 전후로 바뀐 게 없었다. 앞서 1일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계기로 가드레일 체계를 점검하고 보행자 안전을 보호하는 쪽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 가드레일 80% 이상은 보행자용… 충돌에 취약


10일 서울시가 서울시의회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가드레일 설치 현황’에 따르면 서울에 가드레일이 설치된 곳은 총 1만2614곳이다. 이 중 1만509곳(83.3%)이 보행자용, 2105곳(16.7%)이 차량용이다.

보행자용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고 무단횡단을 막고 자전거 넘어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다. 차량 충돌 시험 등을 거치지 않아 충돌 사고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기 힘들다. 시청역 사고 현장의 가드레일이 바로 2012년에 설치된 보행자용이었다. 반면 차량용은 차량 충돌 시험을 거치고 9단계로 나뉘는 성능 기준을 충족한다. 차량이 돌진해도 그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하거나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10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살펴본 서울 영등포구 7호선 보라매역 5번 출구 인근 차도와 인도 사이에는 보행자용 가드레일 8개가 설치돼 있었다. 앞서 5월 이곳에서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운전자, 동승자, 보행자 2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에도 보행자용 가드레일은 바뀌지 않았다. 특히 이곳은 오전에도 30분간 100여 명이 다닐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지만, 가드레일이 일부 구간만 설치되어 있어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모두 막지도 못했다. 차와 버스가 쌩쌩 달리는 와중에도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3명 있었다.

바뀐 게 없는 사망 사고 지점 가드레일이 없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인도의 모습. 지난해 8월 이곳에선 20대 남성이 몰던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했다. 8일 현재 여전히 가드레일이 없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바뀐 게 없는 사망 사고 지점 가드레일이 없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인도의 모습. 지난해 8월 이곳에선 20대 남성이 몰던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했다. 8일 현재 여전히 가드레일이 없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지난해 8월 약물에 취한 남성이 롤스로이스를 몰다 인도로 돌진해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에는 사고 이후에도 가드레일이 새로 설치되지 않았다. 취재팀이 둘러본 현장은 인도와 차도 사이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아 보였다. 10여 분간 현장을 지켜보는 동안 보행자 40여 명 중 5명은 차도로 내려가 걸었다. 가드레일이 없다 보니 인도와 차도에 걸쳐 차량 5대가 일명 ‘개구리 주차’돼 있어 시민들이 지나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시민들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압구정역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 씨(34)는 “사고가 났던 곳인 줄 몰랐다. 인도로 차량이 돌진해 사람이 죽었는데 바뀐 게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보라매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나모 씨(36)는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많이 하고 차량도 불법 유턴을 많이 해서 사고가 잦은 편”이라며 “약한 가드레일을 튼튼한 걸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당시 사고를 목격했다는 한 식당 주인은 “단순한 무단횡단 방지용 말고 시민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 최모 씨(42)는 “시청역 때도 보행자용 가드레일이 쓸모없었는데 여기 있는 것도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 전문가들 “위험 지역 전수조사 필요”

전문가들은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지역을 전수조사를 통해 우선 파악한 뒤 차량용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보행자가 많은 곳, 사고가 잦은 곳 등 위험 지역들을 파악해 보호 강도가 높은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며 “내 집 앞이나 매일 걷는 길이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긴급 예산이라도 편성해 가드레일을 설치하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어떤 지역이 더 위험한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속 30km로 달려오는 차라도 견디는 방호울타리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기법 등을 도입해 도로 특징들을 파악한다면 전수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가드레일#보행자#사망사고#미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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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4-07-11 07:48:15

    글쟁이는 뭘 위해 이딴 글을 쓰고 있는건가?주변에 가드레일 장사하는 사람이 있나?모든게 목적이 있는건데.. 급발진 차량, 대형차량까지 막아주는 가드레일이 필요하고 그런 차량으로 부터 보호할 수 있는 가드레일이 있는지?모든 차량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가드레일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도데체 머리속에 뭐가 들어 있는건지?그냥 아무거나 쓰기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글쟁이짓하며 돈받아 가는건지?생각을 좀 하고 살자...능령이 안되면 생각을 하지말고 그냥 일기장에 글자를 적고 집에서 용돈을 받든지..

  • 2024-07-11 06:34:08

    난 참 한국인들이 똑똑한건지 그냥 ㅄ인들인건지 분간이 안가네 뭐 사고만 났다하면 원인을 다른데서 찾네 왜 과속카메라 더 달고 속도제한 10km로 제한하지 그러냐? 뭐 가드레일? 그냥 담벼락을 쳐 도로를 지하철처럼 지하로 뚫던가 ㅋ 법을 강화하던가 운전교육을 더 강화를 해 이게 진짜 해결책 아니냐? 멍청한건가 **이 진짜 지금 받는 운전면허가 시험이냐? 초등학생 범퍼카 시험치냐?진짜 욕나온다 욕나와 한심한것들

  • 2024-07-11 08:49:24

    돌진하는 차량을 어떻게 막겠는가?전 세계에 차량을 막는 보행자 보호 시설은 없다.기자가 기사를 잘못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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