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녹음파일 확보해 수사 확대
野 “金여사가 로비창구 의혹” 공세
대통령실 “전혀 관련 없다” 반박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 “‘VIP’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를 했다’고 주변에 자랑했다는 취지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녹음파일을 확보하고 구명 로비의 실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는 이모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변호사 A 씨와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분석하고 있다. 10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이 씨가 “임 (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B 씨한테 전화 왔더라고. 그래서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고 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공수처는 녹음파일을 분석한 뒤 ‘VIP’가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지칭하는 것인지, 구명 로비의 실체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B 씨가 내게 전화해서 ‘임성근이 사표 내겠다고 했다’며 한 얘기를 A 씨에게 전언식으로 말해준 것”이라며 로비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구명 로비 창구가 김 여사였을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고,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은 물론 대통령 부부도 전혀 관련이 없다”며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씨도 “김 여사와 연락한 건 10여 년 전이고 현재는 번호를 알지도 못한다”며 자신이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의 매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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