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강성노조로 꼽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가 10일 총파업에 돌입해 현대차·기아의 일부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금속노조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제정과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 폐기 등을 요구했는데 경영계에선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앞에서 총파업 중앙대회를 열고 불법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증명 책임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 제정, 노조 전임자를 제한하는 타임오프제 폐기 등을 요구했다.
이날 서울을 포함해 부산, 울산, 대전, 광주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열린 총파업 대회에 주최 측 추산 약 2만 명이 참가했다. 이와 별개로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하루 소속 사업장에서 주야간 각각 4시간 이상 파업을 진행했는데 약 6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참여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던 건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이 많지 않고, 현대차 노조가 회사와의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파업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법 개정과 정권 퇴진 등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영계는 금속노조의 파업이 세를 과시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 등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일부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현대위아 자회사인 모비언트 노조원들이 주야간 4시간씩 총 8시간 파업에 동참해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트라스와 모비언트는 전자장치를 포함한 섀시 모듈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금속노조는 이후에도 교섭에 진척이 없으면 18일 2차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금속노조 측은 “변화가 없으면 3차 파업도 이어 갈 것”이라며 “일정과 방식은 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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