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다치고 재산 피해…1심 징역형 집행유예 4년
2심 "형 가볍다"…집유 유지하되 사회봉사·보호관찰 명령
술 취해 말다툼 과정에서 연인이 사는 공동주택에 불을 지른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은 면했지만, 1심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은 A(26·여)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되, 사회봉사 160시간과 보호관찰을 받으라고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3일 오전 7시50분께 광주 북구 문흥동 한 아파트단지 내 4층 세대에서 연인 B씨와 말다툼 도중, B씨의 집 안에 불을 질러 인명·재산 피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불로 진화를 시도하던 경비원 1명이 다치고 입주민 5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이웃 13가구의 외벽·공용 복도 등도 불태워 재산 피해도 났다.
A씨는 연인인 B씨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일삼는 데 격분, 라이터로 옷가지가 쌓인 방에 들어가 청바지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반성하고 있고, 상해 피해자인 경비원과 물적 피해 당사자 10명이 모두 처벌을 원하지 않고는 있다”면서도 “방화는 공공의 안전·평온을 해치는 중대한 범죄이고, 특히 다수가 살거나 지내는 건물에 대한 방화는 자칫 무고한 생명과 신체·재산에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위험성이 매우 크다. 공중에게 불안감·공포심을 야기한다는 점에서도 엄벌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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