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100m 태극기’ 논란에… “시민 의견 수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1일 21시 03분


서울시가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중구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과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의 바람과 뜻이 담긴 의미 있는 장소로 조성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25일 서울시는 2026년까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 등을 갖춘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 등이 지나친 애국주의라는 비판을 이어가자 사실상 이를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게양대 설치를 추진한 이유에 대해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등) 두 개의 동상이 있긴 하지만 헌법상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공간은 사실 없었다”며 “국가 상징공간인 대표격인 광화문 광장에 이런 상징물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국가 상징물로 사용하는 태극기를 떠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국가건축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치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실무적 차원의 착오”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동안 광화문광장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어 조형물 설치까지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두 기관 모두 서울시가 하는 사업에 적극 협조하는 것으로 의견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고 했다.

서울시는 광화문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은 계속하되 어떤 조형물을 설치할 지에 대해선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한 달 간 시민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대한민국 국가상징이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나라문장, 국새 등 5가지”라며 “5가지 국가상징물을 다 활용해도 좋고 다른 것도 좋다. 이제 아이디어를 전 국민으로부터 받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활용해 국가상징공간과 조형물의 규모와 디자인 등 전반적인 구상안도 마련한다. 이어 다음 달 설계 공모에 착수해 2025년 12월까지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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