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장 “합의 못해 아쉬워…제도개편 논의 필요”

최저임금위, 11차 전원회의서 1만30원 최종 의결
"심의기한 얼마 안 남아…노사, 마지막엔 90원 차이"
"고용부 중심으로 제도개편 논의 및 후속조치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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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2025년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결정된 것을 두고 “노사공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점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제도 개편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최저임금 의결 직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최임위는 전날(11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의 4차 수정안을 제출받았으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자정이 지나 차수를 변경해 11차 전원회의를 이어갔다.

공익위원들은 11차 회의에서 심의촉진구간을 ‘1만(1.4% 인상안)~1만290원(4.4% 인상안)’으로 제시했다.

이후 노사가 각각 최종안으로 1만120원과 1만30원을 제시했고, 결국 이날 오전 2시39분께 사용자안 14표, 노동자안 9표로 사용자안(1만30원)이 최종 결정됐다. 이는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860원보다 1.7% 인상된 금액이다.

이 위원장은 “처음에 최임위 위원장을 맡고 될 수 있으면 합의로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최종안이 끝까지 좁혀지지 않아 노사공 모두가 만족하는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점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사실상 인상 수준 논의가 단 세 번의 회의 끝에 결정된 ‘졸속 결정’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올해 도급근로자 최저임금 결정 같은 새로운 이슈가 나오기도 했고, 업종별 구분 적용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도 있는 등 심의가 늦어져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원회의 논의 횟수보다는 노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진전된 안을 내느냐도 중요한데, 오늘 회의 결과를 보면 굉장히 좁혀졌다”며 “사용자위원 최종안은 1만30원이고 근로자위원 안은 1만120원이라 합의 근처까지 가는 논의가 있었다”고 평했다.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이 1.7%로, 한국은행 등 주요 연구기관이 제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 2.6%보다 낮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결론적으로 공익위원들 표로 결정이 됐는데, 근로자 입장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소상공인 입장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지 개인마다 판단이 갈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은 분명히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저도 그 문제를 연구해 논문을 썼는데, 지금의 결정 시스템으로 봐서는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진전되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여러 안이 있는데, 앞으로 고용부를 중심으로 개편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와 후속 조치가 있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헌제 최임위 상임위원은 “현재 고용부에서 근로기준국장이 특별위원으로 논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고, 이런 논의나 이슈를 충분히 같이 접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라도 (개편 논의에) 착수할 텐데, 위원장님 말대로 심층적인 논의를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에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에 대해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희가 촉진구간을 제안하고 노사에 최종안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최종안을 장시간 논의하고 노동계가 1만120원을 제안한 후 퇴장했기 때문에 촉진구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퇴장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