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를 사칭해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28)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1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전 씨에게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범인 전 경호실장 A 씨(27)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전 씨 측 변호인은 “1심은 권고형의 상한을 벗어난 선고로 유사 사례를 봐도 매우 과중하며, 언론의 부정적 시각과 사회적 관심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말한다”며 “자신이 지은 죄에 합당한 양형만 받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전 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분들게 잘못된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며 사죄한다”며 “피해자에게 제 사죄가 와닿을 때까지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할 것이며 있는 힘껏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울먹였다.
이어 “저는 유년 시절 온전하지 못한 가정 환경 때문에 사랑에 결핍됐던 탓에 사랑을 잘 알지 못했는지 남의 사랑을 받기 위해 무엇이든지 해야 했다”며 “저 하나 사랑받겠다고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고 했다.
아울러 “무거운 형량이 구형됐지만, 검사의 따끔한 충고로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렸고 잘못이 범죄인지 깨달았다. 진짜 어른을 만난 것 같다”며 “반성문을 쓰면서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자신의 경호팀장 역할을 하다가 사기 혐의 등으로 함께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된 A 씨를 향해선 “제가 올바른 사람이었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쁜 행동을 시킨 제가 더 나쁜 사람이다”라고 했다.
전 씨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 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재벌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속여 범행을 저질렀다.
또 비상장 주식 투자금 명목 등으로 3억 5800만 원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돼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남현희 씨의 조카를 폭행한 혐의로도 재판 중이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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