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 여사가 금융위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최재영 씨의 주장도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가 디올백을 전달한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계기가 김 여사의 이권 개입이라고 주장한 만큼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최근 금융위원회 관련자와 금융위 인사시스템 등을 다방면으로 조사한 결과 김 여사의 금융위원 인사개입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씨는 “지난해 6월 20일 접견에서 김 여사가 전화를 받고 ‘그분을 금융위원으로 임명하라고? 알았어’라는 대화를 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후 “영부인이 다양한 이권에도 개입할 수 있다고 보고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며 “몰래카메라나 녹음기를 활용해서라도 꼭 대화내용을 증거로 남겨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디올백 영상 촬영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2022년 하반기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된 A 씨의 경우 금융위 내부 기준에 따라 임명된 내부 인사인 만큼 외부 개입이 불가능한 구조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서울의소리에서는 A 씨가 이번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 갔던 점을 두고 ‘윤핵관’이라고 지칭하기도 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김 여사와는 아무런 접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A 씨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최 씨가 디올백을 건넨 당일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인물들에 대해 “영부인에게 선물을 주려고 대기 중인 민원인들”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들이 대통령실 직원들이었던 점도 파악했다. 김 여사 측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조모 행정관이 들고 있던 신라면세점 에코백과 당시 날짜가 적힌 보고서 표지, 보고서 작성일시를 보여주는 파일 속성 캡쳐 화면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최 씨가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민원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은 점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검찰은 최 씨의 주장에 대한 팩트체크부터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검찰은 디올백 등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건넨 물품에 대해 “뇌물도 아니고 청탁도 아니다”라고 진술하며 혐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최 씨가 2022년 3월 한국 입국한 직후 서울의소리 측을 만나 이른바 ‘7시간 녹취록’ 등을 건네받은 점 등을 볼 때 영상 촬영이 사전에 기획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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